"대다수 원했는데 왜 전대 연기 안됐나"… 탈당은 '아직' 고려 안해
  • ▲ 바른정당 정운천·박인숙 의원이 6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11·13 전당대회 하차를 전격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정운천·박인숙 의원이 6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11·13 전당대회 하차를 전격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바른정당 정운천·박인숙 의원이 11·13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에서 전격 하차를 선언했다.

    전대 하차의 이유로는 "전당대회 연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들었다. 의원총회에서 전대 연기를 강경하게 반대한 유승민 의원에 반발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정운천·박인숙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쪼개져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의 의미가 없어졌다"며 "바른정당 정운천·박인숙은 전당대회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어젯밤(5일) 의총에서 한 달간 전당대회 연기를 대다수가 원했는데도 결정하지를 못했다"며 "우리의 사퇴로 당이 쪼개지지 않고 단합되는 계기를 마련해서 당을 살릴 수 있으리라는 충정의 마음으로 2인은 후보를 사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날 저녁 소집된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정운천·박인숙 의원은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주장한 '전당대회 연기와 자유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 추진'에 동의했으나, 또다른 전당대회 후보자인 유승민 의원이 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 기회가 최종적으로 상실되고 '개별 복당'의 길만 남았다고 여긴 나머지, 전당대회 하차를 통해 유승민 의원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운천 의원은 하차 선언 직후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 하든지 간에 힘을 모아서 당대당 통합을 해야 한다"며 "원칙 있는 통합을 해야 하는데, 그냥 (개별적으로 한국당에) 들어간다고 하면 국민들이 인정을 해주겠는가"라고 호소해 이를 뒷받침했다.

    아울러 이날 보수통합을 선언한 탈당파를 가리켜 "그분들은 오늘(6일) 통합을 발표하는 것일 뿐 탈당하는 게 아니다"라며 "(김무성 의원도) 오늘 통합 발표는 하되, 나머지 (8일로 예정된 탈당계 제출 등) 부분은 의논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탈당파 김영우 의원과 조우한 정운천 의원은 재차 "보수통합 선언은 지금 하더라도, 탈당은 연기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호소했고, 이에 김영우 의원은 고심하는 기색을 보이며 "오후에 한 번 만나서 논의해보자"고 답했다.

    정운천·박인숙 의원의 하차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의원이 11·13 전당대회 일정을 멈추고 '전대 연기'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당장 이날 오후 방송3사 초청 경선후보자 TV토론이 열리는데, 유승민 의원 등이 토론회 진행을 강행할 경우 '전대 연기'에 뜻이 없는 것으로 보고 탈당파도 예정대로 오는 8일 탈당계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호남권 유일의 보수정당 소속 의원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정치적 무게감이 가볍지 않은 정운천 의원이 어떠한 후속 정치적 결단을 할 것인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전대 하차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계속 진행된다면 탈당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운천 의원은 "그것까지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여지를 두면서도 "전당대회는 축제의 장이 돼야지, 쪼개지기 위한 전대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