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K 암살이 CIA와 군산복합체 소행? 실은….”

지난 10월 27일 세계 주요 언론들은 美정부가 존 F.케네디 前대통령 암살과 관련이 있는 기밀문서 2,891건을 공개한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존 F.케네디 前대통령(이하 JFK)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州 댈러스에서 ‘리 하비 오스왈드’에게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FK의 암살 이후 세상은 그 배후에 美중앙정보국(CIA) 아니면 연방수사국(FBI), 또는 군산복합체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런 추측은 시간이 지나면서 살이 붙어 “美대통령은 허수아비이며 그 뒤에는 그림자 정부가 있을 것”이라는 음모론의 주요 근거가 됐다. 대부분은 “공산권과의 냉전으로 이익을 얻는 美CIA와 미군 내 강경파 수뇌부가 JFK를 ‘빨갱이’로 보고 암살했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美정부가 일부분을 제외하고 JFK 암살과 관련된 기밀문서를 대거 공개한 뒤 이런 음모론은 사실과는 동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일(현지시간) 추가로 공개된 JFK 관련 기밀문서 또한 이와 비슷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JFK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와 美CIA 연계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린 CIA의 메모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됐다”고 5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국가기록보관소는 JFK 암살 관련 기밀문서 676건을 추가로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美CIA 외에도 법무부, 국방부 관련 문건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 가운데 1975년 작성된 美CIA 메모에는 ‘오스왈드가 CIA의 사주를 받았거나 혹은 관련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10년 동안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아무런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CIA는 이 메모에서 “CIA 외에 다른 美정부기관도 오스왈드를 정보원 또는 요원으로 채용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美CIA의 메모가 공개됨에 따라, 지난 10월 27일 공개된 기밀문서에서 ‘리 하비 오스왈드’가 1963년 9월 28일 멕시코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당시 KGB요원이었던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러시아어로 대화를 한 사실과 함께 JFK의 암살 배후는 美정보기관이나 군산복합체가 아니라 舊소련이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럼에도 지난 50년 동안 “JFK의 암살 배후는 美정보기관과 미군”이라는 음모론이 퍼진 것은 舊소련의 교묘한 심리전 탓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16년을 전후로 한국어 자막이 붙어 국내에도 알려진 동영상을 그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해당 동영상은 1985년, 전직 KGB 심리전 교관이었던 ‘유리 베즈메노프’가 한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舊소련의 對서방 심리전에 대해 털어놓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유리 베즈메노프’는 인터뷰를 통해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 등 서방진영에서 일어난 ‘반전운동’과 ‘페미니즘 운동’ 대부분의 배후에는 소련의 심리작전이 있었다”면서 “서방 진영의 평화주의자들은 공산주의 선전에 세뇌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일부 사람들은 최근 美정부가 공개한 JFK 암살 기밀문서에다 ‘유리 베즈메노프’의 인터뷰 영상을 곁들여 “JFK 암살 배후는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