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9차 당대회, 그 말을 그대로 믿으라고?"
  • 그 말을 그대로 믿으라고?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뛔국의 공산당 ‘19차 전국대표회의’[19차 당 대회]가 엊그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그 ‘당 대회’와 관련한 화제가 많은 듯하다. 아무개 일간지에는 보안(保安)을 이유로 베이징 지하철 탑승객을 한명 한명씩 검색하는 바람에 북새통을 이룬 거리 사진이 실렸다. ‘당 대회’ 기간 중 길거리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도 감시와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눈에 띈다.
  • 이런저런 일보다 이번 ‘당 대회’의 압권(壓卷)은 ‘시(習) 따거’의 개막식 업무보고 양(量)과 내용이다. 3시간 24분간 68쪽에 이른다고 하니, 그걸 꼬박 서서 읽은 ‘시(습) 따거’의 뒷심이 돋보인다. 뛔국에는 보양강장식(補養强壯食)이 많다는 게 정말인가 보다. 그런데...

    ‘68쪽의 보고서’를 다 읽어보지는 못하고 언론에 나오는 대목들만 언뜻언뜻 봤지만, 저들 뛔국과 이웃한 이 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섬뜩하기도 하고 쓴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몇몇 내용들이 있다. 

    “2020년까지 전면적인 소강(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것)사회를 달성하는 결정적인 승리를 이루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달성하겠다...” 자신들의 나라를 부강(富强)하게 만들겠다는데 시비를 걸 수는 없다. 

    하지만, “당 전체가 중앙[시 주석]에 복종하고 당의 영도에 통일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시(習) 따거가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황제(皇帝) 반열에 오를 것”이란 안팎 언론들의 그간 예측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에 보태어, 음울한 대륙문명권의 ‘전체주의’ 거대 국가와 마주하고 이웃으로 둔 이 나라 처지를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만든다. 
  • “이 세기[21세기] 중엽까지 세계 일류 군대라는 ‘강군의 꿈’[强軍夢]도 함께 달성하겠다...”는 포부와 “어떤 경우에도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꿈을 버려야 할 것이다...”라는 다짐·경고에 이르러서는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나라에 주한미군이 ‘사드’ 배치를 두고 저들이 누차 강조해 온 “사드 배치는 중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의 전략 안보 이익을 심각히 훼손하며, 지역 전략 균형을 파괴할 것이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국가안전 이익과 지역 전략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는 강변(强辯)이 다시 가슴을 조여 온다. 

    한편, “개방의 대문을 더욱 활짝 열고 모든 외국 기업들에 동등한 대우를 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완전히 ‘뻥’인 듯하다. 뛔국에 진출한 이 나라 기업이 ‘사드’로 인해 받은 보복성 조치들을 국민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해방 후 공산당의 압제(壓制)를 피해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신 북녘 출신들로부터 유래됐다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 여러 차례 들으면서 자랐다. 

    “말 많으면 공산당!”

    모르긴 해도, 공산주의자들의 장황한 궤변(詭辯)과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선전·선동에 대한 조롱과 환멸의 표현일 것이다. 

    ‘3시간 24분간 68쪽에 이르는 보고’...

    위에 나열한 내용 중에서 아마 두어 대목은 분명 이렇게 받아드려야 하지 않을까. 

    “어떤 경우에도 패권을 추구한다...” 

    “개방의 대문을 더욱 활짝 열 되, 마음에 드는 또는 이익을 주는 외국 기업들만 대우할 것...”

    사정이 이러할진대, 이 나라에는 ‘뛔국 몽(夢)’에서 깨어나지 못했거나 새로 꾸는 정치인·지식인·관리들이 넘쳐난다. 물론 그 무슨 ‘진보적 시민단체’라는 게 빠질 수는 없다. 
      
    이 부류들은 공통적으로 ‘말’이 많다. 먼 바다 건너의 동맹을 걷어차고, 이 나라에서 내쫓으려 한다. 요즘은 활갯짓에 주인 행세까지 해대고 있다. 

    그러나 뛔국의 ‘시(習) 따거’가 꾸는 몽(夢)도, 이 나라 ‘쓸모있는 얼간이’들의 ‘뛔국 몽(夢)’도 그저 한 자락의 꿈일 뿐이다. 
      
    ‘당 대회’라는 정치행사 때문에 거리의 인민들과 온라인에 대한 감시·검색을 강화해야만 하는 나라... 무엇보다도 ‘말 많은’ 이들이 득세하는 ‘복종과 통일적 집중’의 나라... 이런 나라가 영원히 번영할까?

    꿈을 꾸기보다 꿈에서 깨어나는 게, ‘소강(小康)사회’로 가는 훨씬 지름길이지 싶다.

    뛔국이나 이 나라나...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