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 자강파에 '데드라인'… 통추위, 11월 전당대회까지 기다리지 않기로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보수대통합 추진 자유한국당-바른정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이철우, 홍문표 의원. ⓒ뉴시스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보수대통합 추진 자유한국당-바른정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이철우, 홍문표 의원. ⓒ뉴시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에 적극적인 통합 러브콜을 보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통합 논의가 주춤하는 가운데, 바른정당 통합파들이 사실상 자강파에 마지막 결정 시한을 통보해 주목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이 주축이 된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의원들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했다. 국민의당이 최근 바른정당과의 적극적인 연대 시도 움직임을 보이자, 긴급 논의에 들어간 것이다. 

    이철우 한국당 의원도 회의 시작 전 "국민과의 약속인데 계속 지연되면 어려울 것 같다"며 회의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통추위 대변인을 맡은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비공개모임이 끝난 직후 브리핑에서 "보수대통합의 큰 물줄기를 되돌릴 수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 보수 대통합을 통합 보수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국정감사 기간 중에는 단체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데 입장을 모았다"면서도, 11월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까지 통합 논의를 결론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통합파 모임의 큰 역할을 하고 계신 김무성 대표님이 외국 출장 중이시고, 홍준표 대표도 23일 미국에 가서 27일쯤 귀국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두 분이 돌아오시고 나면 본격적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통추위가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홍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의 해외 일정 종료 시점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자강파에 마지막 경고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자강파가 결단을 내려할 시점을 이번 달 말일로 통보한 셈이다. 

    실제로 이날 통추위 의원들은 바른정당 내 자강파에 대해 날을 세웠다. 

    통추위를 주도한 이철우 한국당 의원은 "홍준표 대표가 당 대 당이든 어떤 형태로든 통합을 하자고 했는데 전당대회 전에 결정 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도 "문재인 정권에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제대로 된 야당은 보수가 통합하는 길밖에 없다"며 "우리가 헌신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도 당내 자강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항간에 논의되고 있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 바른정당의 입장 없이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야합에 다름없다"며 "바른정당이 지금 한국당과의 통합이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얘기하면서 노선도 없이 한다는 것은, 자강은 말뿐이구나 하는 걸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유승민은 국민의당과 '정책이 안 맞는다. 안보 정책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제 와서 정책도 별 차이가 없고 우리는 얼마든지 (통합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볼 때 큰 정치할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도 "자유한국당 내에서 보수대통합을 위한 어려운 쇄신과 혁신 조치를 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주 극히 일부가 보수의 재건을 위한 노력에 대해 막고 저항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무엇이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치, 보수의 재건을 위한 길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파가 자강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데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이념적 갈등으로 인해 무산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이날 본지 기자에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 "결국에는 어렵다고 본다"며, 이념과 안보 정책 노선도 통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복수의 바른정당 관계자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통합 시기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보수가 한 길로 가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