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보수대통합 문호 개방' 재확인, 김무성·유승민 향해 '걸림돌 없으니 다 돌아오라'는 뜻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김무성 고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김무성 고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보수대통합의 문호가 아무 문턱없이 활짝 열려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는 17일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분열된 이유에 관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뒤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위치를 인정하지 않은 게 한 원인"이라며 "분열의 이유가 사라졌으니, 바른정당 구성원들도 더는 눈치 보지 말고 보수통합을 결단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홍준표 대표의 메시지에서는 두 가지 속내가 읽힌다는 분석이다.

    첫째로는 정치권 일각의 시각과는 달리 바른정당 구성원들에게 분당(分黨)의 책임을 면책해줌으로써 움직임을 가볍게 해줬다는 점이다.

    그간 정치권이나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창당 주역들에게 보수 분열의 책임을 묻는 견해가 있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뒤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위치를 인정하지 않은 게 한 원인"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이와 같은 견해와 분명히 선을 그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무성 의원은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서청원 의원을 누르고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됐으나, 당시 박근혜정권 청와대와 친박계 일각은 그를 집권여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흔들거나 모멸감을 주는 언동을 해왔다.

    유승민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됐으나, 이른바 '국회법 파동'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배신의 정치'라고 공격하는 등 청와대에서 직접 '찍어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물론 이에는 유승민 의원이 그전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단언하는 등 먼저 청와대에 날을 세우고 흠집을 낸 게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홍준표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보수대통합을 위해 과감한 '대승적 판단'을 한 것이다.

    둘째로는 보수대통합을 함에 있어서 '선별'을 하는 등 '문턱'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점이다.

    그간 한국당내 일각에서는 "보수통합을 하더라도 김무성·유승민은 안 된다" "선별 입당시켜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이날 분당의 책임으로부터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면책함으로써, 이 둘이 한국당에 복당하는데 '걸림돌'이 될만한 요소들을 일축했다.

    "분열의 이유가 사라졌다"며 "과거의 감정이나 앙금으로 정치를 해선 안 되고, 이제 다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서 복당에 어떠한 제약도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무성 의원이 보수통합의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黜黨)도,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정 진술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준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한 만큼 스스로 탈당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진 탈당' 의사 확인이 여의치 않으면 출당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자신의 출당이) 보수 재건을 위한 조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예정대로 이번 주중 중앙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안을 의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명'을 의결할 수도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한 홍준표 대표의 인터뷰를 고려해보면, 10일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기 위해 '탈당권유' 의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다만 홍준표 대표는 유승민 의원이 보수통합의 조건으로 요구한 '한국당의 정책적 변화' 주장은 일축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추진으로 정치적 명분이 생긴 바른정당 통합파가 자강파와 결별해 따로 한국당과 보수통합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통합과 혁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지금은 통합이 우선"이라며 "혁명군이 완장 차고 인민재판하듯 이 땅의 역사를 재단하려 하는데 보수 진영이 뭉쳐야 한다"고 유승민 의원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