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유엔 대북제재로 수출 불가능해진 석탄 가격 폭락”
  • 중국 수출을 위해 적재해 놓은 북한 석탄. 이제는 모두 국내 장마당에 풀리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수출을 위해 적재해 놓은 북한 석탄. 이제는 모두 국내 장마당에 풀리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뜻밖에 북한 주민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사했다고 한다. 북한 내 석탄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3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장마당에서 석탄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신의주 소식통은 “최근 중국에 진출했던 무연탄 수출 외화벌이 업체들이 계약 취소로 대부분 철수하고 있다”며 “유엔 대북제재로 대중 무연탄 수출이 거의 중단된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무연탄은 올 초까지만 해도 1톤에 90달러를 받고 중국에 수출했는데 중반 들어서는 50달러까지 떨어졌고, 최근에는 1톤에 17~20달러까지 수출가격이 떨어졌다”면서 “그럼에도 거래를 하겠다는 중국 무역상을 찾을 수 없어 (北외화벌이 업체들이)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산 무연탄은 노동당 중앙기관 또는 북한군, 국가보위부가 수출을 독점했던 품목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에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북한 노동당은 조금이라도 더 외화를 벌기 위해 무연탄 수출권을 북한 내 모든 무역업체에게도 허가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산 무연탄의 대북 수출이 끊기고 가격이 폭락하자 북한 주민들은 오히려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됐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매년 늦가을만 되면 급등하는 석탄 가격이 예년과 달리 점점 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하루가 다르게 석탄 가격이 떨어지자 주민들은 ‘대북제재가 더 강화되면 좋겠다’는 반응까지 보인다”면서 “노동당 중앙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인민들의 생활이 어렵다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대북제재가 주민들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 또한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벌써 월동준비를 하고 있는데, 땔감 나무에 비해 두 배나 비싸던 석탄이 요즘 절반 이하 가격으로 떨어졌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내게 됐다’고 반기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2016년 1톤당 250위안이 넘던 석탄 가격이 올해는 150위안 아래로 내려가 북한 주민들의 월동 준비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장마당에서는 땔감 나무와 석탄 가격이 동시에 떨어지자 ‘대북제재가 노동당 중앙보다 더 주민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제재를 시행하기 전인 2016년 12월과 올해 8월에 중국이 북한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주민들이 평소에는 보기도 어려웠던 연어, 송어, 가자미 같은 고급 어종들까지 장마당에 나와 싼 가격에 팔려, 오랜만에 생선 맛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 주민들이 겪는 식량난과 여름·겨울의 고된 생활 등은 김정은 정권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거의 모든 상품과 자원을 해외로 내다팔기 때문에 생긴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이야기는 북한의 해외 수출길을 막으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풍족해 진다는 역설을 입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