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출입문 봉쇄하면 못 나가…선전용 아동들 따로 있어”
  • 2014년 초 한 육아원(고아원)을 찾은 김정은. 그런데 당시 사진 속 방문자들이 아이들이 지내는 방에 신발을 신고 그대로 들어오는 모습들이 드러나 '쇼'라는 지적과 비난이 일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2014년 초 한 육아원(고아원)을 찾은 김정은. 그런데 당시 사진 속 방문자들이 아이들이 지내는 방에 신발을 신고 그대로 들어오는 모습들이 드러나 '쇼'라는 지적과 비난이 일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은 집권 후 육아원(한국의 고아원)을 자주 찾아 아이들을 예뻐하는 모습을 보이며 ‘애민정신이 충만한 지도자’라고 선전했다. 육아원 건설현장을 찾는 모습도 공개, 선전에 활용했다.

    김정은 정권은 나중에는 육아원과 애육원 등을 보여주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런데 김정은이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육아원이 실상은 감옥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2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북한이 김정은 우상화 선전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고아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고아 수용시설인 육아원과 중등학원의 실제 관리 상태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김정은이 집권한 뒤 전국 각지에 지은 육아원과 중등학원은 설계가 감옥처럼 돼 있다”면서 “놀이시설, 식당, 교양실이 복도를 통해 연결돼 있으며, 출입문만 막으면 누구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집권 이후에 건설한 육아원과 중등학원은 각 건물마다 바깥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따로 있어도 안에서는 열 수 없도록 자물쇠로 잠가 놓았으며, 외부와 유일하게 출입할 수 있는 통로는 교직원들이 출퇴근하는 정문밖에 없다”면서 “이 정문 또한 고아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삼엄하게 경비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혜산중등학원’과 바로 옆 육아원을 사례로 들었는데, 기숙사 1층과 2층은 1~4살까지의 고아들 침실이, 7~17살 청소년 침실은 도망갈 수 없도록 3층에 두었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자신이 수시로 청진시 고아수용시설을 드나든다며 “나남구역에 있는 청진 육아원과 중등학원의 경우 건물 모양은 아담한데 그 속에 실제로 고아들이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매우 조용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등학원에 수용한 청소년들에게는 창밖을 내다보지 못하게 통제하고 이를 어기면 폭행하며, 육아원 내에는 중국에서 사 온 장난감들이 가득하지만 고아들은 손도 못 대게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장난감, 그림책 같은 것은 외국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만 고아들이 갖고 놀 수 있게 허용하며, 더운 물을 공급해주지 않아 중국산 목욕통에 한 번 물을 받은 뒤 20~30명에게 목욕을 시킬 정도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고아에게 사랑과 배려를 베푼다고 선전할 때는 부모가 있는 아이들을 고아로 둔갑시켜 보여주며, 반대로 국제사회에 지원을 구걸할 때는 육아원에서 영양 상태가 제일 좋지 않은 아이들만 따로 모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청진시 소식통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국 내에서 인도적 대북지원을 주장하는 민간단체들이 근거로 제시하는 영상이나 자료들도 모두 ‘거짓’이며, “인도적 대북지원과 대북제재는 별개”라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기조 또한 설득력을 잃어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