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사장 해임' 칼자루 쥘 때까지 압박 지속KBS이사 '여권 몫' 과반 넘어서나
  • 강규형 KBS이사  ⓒ 뉴데일리
    ▲ 강규형 KBS이사 ⓒ 뉴데일리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측으로부터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온 김경민 KBS 이사(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 11일 사퇴서를 제출함에 따라,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가 정반대로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BS 이사진은 여권 추천 7명, 야권 추천 4명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구 여권(야당) 7명, 구 야권(여당) 4명으로 당색(黨色)이 뒤바뀐 상태였다. 만약 김경민 이사가 정상적인 인사 절차를 밟아 물러난 뒤 해당 공석을 현 여권에서 메울 경우, KBS 이사진은 구 여권 6명, 구 야권 5명으로 재편되게 된다.

    문제는 현 야권(구 여권)에서 추천한 이사 중 한 명이 더 사퇴할 경우다. 이럴 경우엔 이사진의 여야 구도가 6:5로 바뀌게 된다. 대통령이 보궐 이사를 선임한다는 가정 하에 현재 여권에서 추천한 이사가 총 6명으로 늘어나 '과반'을 넘어서게 되는 것.

    '6명'이라는 숫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로, 현 KBS 사장(고대영)에 대한 '해임 제청 정족수'가 채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경민 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현재 여권에서 타깃으로 삼고 있는 KBS이사는 강규형 이사(명지대 교수·사진)와 이원일 이사(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두 명으로 압축됐다.

    단지 구 여권에서 추천을 받아 임명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노조가 작성한)부역자 리스트'에도 없는 이사들을 압박해온 언론노조는 이들의 직장과 교회까지 찾아가 '사퇴 촉구 농성'을 하는 전대미문의 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와중에 강규형 교수는 지난 9월 20일 KBS이사회에 들어가려다 언론노조원들에게 막혀 팔이 잡히고 가방을 빼앗기는 등의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뉴데일리·조선일보와의 연속 인터뷰에서 "그들이 말하는 '언론부역자 명단'에도 없는 나를 왜 타깃으로 정하고 물러나라고 하는지 황당하다. 대통령이 KBS사장을 바꾸려면 이사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야권 이사들을 겨냥하는 것"이라며 "마음에 안 들면 대통령이 나를 직접 해임하면 된다. 뒷구멍으로 나가라고 하면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