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다음 세대 ‘에너지 빈민’ 만들 것

클린 에너지 원전과 미래 ④원전의 미래 핵융합 발전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0.08 15: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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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이 공론화 과정을 포함해 무조건 나쁘다거나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기술정책을 추진할 때는 ‘미래 결과’도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다. 현재 ‘탈원전 정책’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2050년 이후 미래 에너지 상황을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

원전의 근미래 4세대 원전

네델란드 핵연구소의 ‘토륨 원전’ 가동 성공으로 4세대 원전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4세대 원전의 실용화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때문에 3.5세대 원전을 건설하면서 4세대 원전, 그리고 5세대 원전 개발까지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 ‘스마트 원전’을 개발해 수출하는 것과 함께 ‘소듐 냉각고속로(SFR)’와 ‘초고온 가스로(VHTR)’을 개발하고 있다. 핵융합로는 2007년부터 ‘K-STAR’ 사업을 통해 연구 중이다.

한국은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 국제포럼(GIF)’이 2002년에 선정한 4세대 원전 ‘가스냉각고속로(GFR)’, ‘납 냉각 고속로(LFR)’, ‘소듐냉각고속로(SFR)’, ‘용융염로(MSR)’, ‘초고온가스로(VHTR)’, ‘초임계수냉각로(SCWR)’ 가운데 한국 상황에 적절하다고 생각한 모델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2017년 1월 국내에도 공개된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 국제포럼’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이 4세대 원전 개발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경우 2015년 ‘핵 안보규정’과 ‘원자력 관리규정’을 국무원 행정입법계획에 통합시킨 뒤 ‘원자력 안전법’ 제정을 준비하는 등 원전 개발을 위한 제도 정비와 함께 ‘초고온 가스로(VHTR), 소듐 냉각로(SFR), 초임계압 경수로(SCWR), 납 냉각 고속로(LFR), 토륨 융융염로(TMSR) 등 다양한 4세대 원전 모델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화석연료 사용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주변국과의 갈등, 화석연료 외부 의존도 문제 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차세대 원전 개발에 집중함과 동시에, 만약 4세대 원전 개발에 성공할 경우 얻을 막대한 수익까지도 노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안전한 원전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얻기 위해 美웨스팅 하우스社가 만든 AP1000 원전 4기를 건설 중이다. 중국은 AP1000 원전 건설을 통해 얻은 안전 기술과 노하우를 향후 자체적으로 개발한 원전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 전환법’을 제정하고, 향후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늘리겠다고 밝힌 프랑스는 전력 생산량 75%를 원전에 의존하는 현실 탓에 ‘탈원전 기조’를 쉽사리 선택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신 기존 원전에 비해 월등히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차세대 원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정부는 2015년 7월부터 원전 산업 불황으로 큰 위기를 겪은 ‘아레바’의 국영화 조치를 계속 진행하는 한편 설계가 끝난 CABRI 실험로, 일본·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 ASTRID 고속증식로 등을 통해 차세대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2018년에는 연구 개발 단계인 EPR 원전을 건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2016년 12월 ‘몬쥬 고속 증식로’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일본은 25년 넘게 고집하던 ‘액체 나트륨 고속증식로’ 대신 프랑스와 함께 ASTRID 반응로와 같은 4세대 원전 개발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일본 원자력 정책을 주도하는 ‘일본 원자력 연구개발 기구(JAEA)는 4세대 원전 개발과 동시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 문제를 역으로 활용, 실제 활용 가능한 방사능 오염 제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7개년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러시아는 ‘러시아 원자력 공사(Rosatom)’을 중심으로 4세대 원전을 개발 중인데, 소듐 냉각 고속로(SFR), 납 냉각 고속로(LFR), 초임계압 경수로(SCWR), 융융염로(MSR), 가스냉각 고속로(GFR)를 모두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소듐 냉각 고속로와 납 냉각 고속로를 먼저 개발하고, 초임계압 경수로, 융융염로, 가스냉각 고속로는 202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4세대 원전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발과 동시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에서부터 안전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美원자력 규제위원회(NRC)와 美에너지부가 이를 관리 감독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소듐 냉각 고속로와 고온가스 냉각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한 만일에 일어날 수도 있는 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차세대 핵연료(사고 저항성 핵연료, ATF)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세계 각국이 4세대 원전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실은 핵융합 발전 개발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 동안의 에너지 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다. 핵융합 발전에 성고하면 인류를 괴롭혀 온 에너지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전망이다.

4세대 원전 다음은 핵융합 발전?

핵융합 발전이 5세대 원자로를 대체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2030년 이내에 핵융합 발전에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핵융합 발전은 기존의 원자로와는 전혀 다른 물리적 원리를 이용한다. 기존의 원전은 연료로 사용하는 방사능 물질이 핵분열을 하면서 나오는 중성자 흐름을 열에너지로 전환, 이를 다시 증기 터빈 등으로 돌려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반면 핵융합 발전은 수소와 중수소(리튬), 삼중수소(트리튬) 원자가 핵융합을 한 뒤 헬륨을 토해낼 때 나오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핵분열 발전은 방사능 물질의 핵분열 반응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감속재를 사용해야 하고, 이것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원전 사고로 이어진다. 핵분열 반응을 하는 연료는 한 번 타오르기 시작하면 중간에 끄는 것도 매우 어렵다. 반면 핵융합 발전은 진공 상태에 극소량의 수소와 중수소, 삼중수소를 쏘아 넣어 수만 도의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핵융합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어서 사고가 생겨도 핵융합 과정이 즉시 중단되므로 훨씬 안전하다고 한다.

한국의 ‘국가핵융합연구소’가 공개한 답변 등에 따르면, 핵융합 발전은 1g의 연료로 석유 8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다고 한다. 다르게 비교하면 욕조 절반 크기의 바닷물에서 추출한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하나에 들어간 리튬을 핵융합 발전에 사용하면, 한 사람이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즉 핵융합 발전이 성공하면, 바닷물이 곧 연료가 된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핵융합 발전이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발전과 함께 우주개발이다. 핵융합 발전을 보다 높은 온도에서 하고, 시스템을 보다 작고 가볍게 만들면 거대한 화학연료 로켓이 필요 없어진다. 또한 핵융합 엔진 로켓은 적은 연료로 오랜 기간 가속할 수 있어 석 달이면 화성을 왕복할 수 있을 정도의 우주선도 만들 수 있다.


보다 앞선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핵융합 발전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질 경우 이를 활용해 ‘반물질 생산’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세계 최대의 입자가속기를 사용해도 몇 조 분의 1g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는 ‘반물질’을 그램 단위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면, ‘빛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로켓을 만드는 것도 꿈이 아니게 된다.

이런 꿈같은 미래는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세계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핵융합 발전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큰 진전은 보지 못하고 있다.

미소 냉전 종식의 산물 핵융합 연구(ITER), 그리고 K-STAR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美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정상회담에서 ‘핵융합 연구개발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한다. 이후 냉전 질서가 서서히 무너져가던 1988년 미소 양국은 핵융합 연구개발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이때 EU 회원국과 일본도 참여했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핵융합 연구개발은 2003년 한국과 중국이, 2005년 인도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7개국이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는 사업이 됐다. ITER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핵융합 연구개발은 EU가 전체 사업비 71억 1,000만 유로 가운데 45.46%를 나머지 6개국이 각각 9.09%를 맡게 됐다.

세계 7개국은 ITER 계획을 세밀히 조정한 뒤 각자 맡은 부분품을 만들어 2020년에는 실험용 핵융합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한국은 ITER에 들어갈 부품 가운데 초전도체, 진공 용기 등 10여 가지 핵심 부품을 맡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설명에 따르면, 한국은 자체 연구를 위해 만든 K-STAR라는 실험용 핵융합로와 함께 ITER 공동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로 2040년대까지 핵융합 발전을 성공시킨다는 목표를 두고 노력 중이라고 한다.

실제로 해외 과학 전문매체 등에서도 한국의 핵융합 기술은 원전 기술만큼이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핵융합 발전 및 관련 기술 개발에 엄청난 지원을 해줬던 점은 다른 나라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뒤 故노무현 前대통령의 적통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는 ‘탈핵’과 ‘탈원전’을 외치면서 핵융합 발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연구 개발 종사자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을 외치는 사람들이 국내 원전 건설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전 수출, 심지어는 차세대 원전 개발과 K-STAR나 ITER과 같은 국제 핵융합 발전 연구까지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환경운동가’ 가운데 최소한의 과학적 소양을 가진 사람들은 그나마 “탈원전 대신 핵융합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치권과 함께 움직이는 일부 ‘자칭 환경운동가들’은 핵융합 발전 연구까지도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을 펴 국내 과학계에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 과학계가 연구 중인 4세대 원전, 그리고 국제 공동 연구인 ITER과 핵융합로 K-STAR는 앞으로 20년 뒤 우리나라 에너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미래기술 연구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5년 뒤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여당 일각과 ‘자칭 환경운동가’들은 ‘핵’이라는 단어와 관련된 모든 에너지 기술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만약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전략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퇴행한다면, 21세기에 태어난 한국인들은 앞으로 ‘에너지 빈민국’에서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클린 에너지 원전과 미래’ 시리즈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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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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