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강력 반발 "청와대 회동은 사단장 사열 쇼"
  • 지난 7월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의 영수회담. 청와대는 오는 27일 유엔 총회 참석 등 뉴욕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영수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불참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지난 7월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의 영수회담. 청와대는 오는 27일 유엔 총회 참석 등 뉴욕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영수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불참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오는 27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 대표를 초청하는 여야 지도부 영수회담을 열기로 결정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국회임명동의안 부결과 뉴욕 순방 등을 이유로 수차례 미루며 5당 대표가 모이는 회동을 추진했지만 결국 '협치'를 보이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여야 지도부 초청대화와 관련 당대표 회동으로 추진키로 했다"며 "당 대표 일정을 고려해 저녁 7시, 만찬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회동에서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한 초당적 대처 등 안보의제를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4당 대표는 초청 대화에 참석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께서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며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초당적 공동 책임이 있는 제1야당 대표님으로서 회동에 참석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병헌 수석은 "지난번 1차 당대표 회동 때 다음번엔 무조건 참석하겠다는 말씀 하신 것 사실"이라며 "저는 당연히 정무수석으로서 제1야당 대표 말씀을 굳건히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청와대는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한 뉴욕 순방을 앞두고 여야 대표에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지난 12일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계속 영수회담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김이수 인준안 부결 과정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주가가 올라, 영수회담이 자체가 부담스러워져서다.

    청와대는 이에 영수회담 시기를 뉴욕 순방 이후로 늦추면서 시기를 계속 조율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1:1 회동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5당 대표를 모아놓고 실질적으로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송파우체국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열명을 불러놓고 사단장을 사열하듯이 하겠다는 것이지 않느냐"며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정치쇼를 하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대화를 하려면 1:1로 1시간 반, 2시간 나라 전체 현안을 두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열명을 쭉 앉혀놓으면 한 사람당 2~3분밖에 이야기할 기회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저쪽은 대화론자 유화론자고 우리는 강경론자"라며 "지금 그런 상태에서 만나 무슨 할 이야기가 있느냐"라고도 했다. 단 둘이 만나면 토론을 통해 해결할 길도 있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 7월 19일 열린 영수회담에도 불참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 들러 회담에 참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며 청주의 한 된장 농장 수해현장을 방문해 현장 복구작업을 지원했다.

    이처럼 거듭된 홍 대표의 불참은 안보 등 국정 현안에서 여당과 확실한 대척점에 서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홍 대표는 전날 미국 한미연합사령관인 빈센트 브룩스 육군 대장을 만나 북핵 및 안보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23일에는 미국으로 출국, 의회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전술핵 배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