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고소, 여당의 자충수" 노 前 대통령 수뢰 재수사 불가피… 한국당 특검 추진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 재수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25일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이 노 전 대통령 자살 원인을 '권양숙 여사와의 부부싸움'이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이 침소봉대해서 문제를 키운다면 노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 사건의 재수사와 범죄수익 환수 문제로 귀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를 두고 왈가왈부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단락 지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같은 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정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등 여당의 정치공세가 심해지자 방향을 선회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6일 "노무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 수수의 진상과 행방, 자살경위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특별감사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당이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의혹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에는 사자명예훼손을 입증하기가 까다롭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확대되는 것은 민주당의 자충수"라고 말했다.

    현재 사자명예훼손죄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死者)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나와있다. 명예훼손 혐의가 입증되려면 사실 관계 여부에 대한 재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명예훼손 혐의가 입증되려면 어떤 방법으로든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혐의와 자살 직전 상황에 대한 사건 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들어가게 되면 뇌물 수수 혐의부터 권양숙 여사가 직접 나와 자신과 대통령의 불화설 등에 대해 다 이야기 해야한다"며 "한국당은 잃을 것이 없다"고 했다.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과의 부부싸움 의혹 등에 대해 직접 입을 열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중단됐던 뇌물 수수 의혹 수사를 진행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을 고집할 경우, 권양숙 여사를 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의혹을 밝히는 자리에 부르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