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 평소보다 2~3배 붐벼... 꽃구경·사람구경 '가을 명소'
  • 22일 여의도공원에서 서울시 주최로 '2017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뉴데일리 박진형 기자
    ▲ 22일 여의도공원에서 서울시 주최로 '2017 서울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뉴데일리 박진형 기자

     

    22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17 서울정원박람회’를 찾았다. 공원 입구에서 마주친 시민들이 한 손에 화분을 들고 지나갔다. 스탬프 도장 8개를 다 찍으면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자도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종합안내소를 찾았지만 행사관계자는 “선착순 1,000명이 꽉 찼다”며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행사 시작 2시간 만에 스탬프투어 책자가 동났다.

    여의도공원은 인근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을 십분 활용해 산책로로 활용되는 인기 장소이기도 한데, 축제까지 열리면서 활기가 더해졌다. 꽃 모양이 그려진 양산을 쓴 할머니, 밀짚모자에 선글라스를 낀 주부들, 머리에 물을 들인 대학생들까지, 사람 구경 재미를 느낄 만큼의 인파가 몰렸다. 개막식이 열린 오후 3시 중앙무대 앞에는 얼추 보아도 300석의 의자가 배치돼 있었다. 이 중 80~90%가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공원안내소 직원은 “여의도공원을 찾는 규모가 평소 평일보다 3~4배 가까이 증가한 것 같다”고 했다. 근처에서 다코야끼를 파는 한 상인은 “개미새끼 안 보이더니 오늘은 사람들이 부쩍 늘어서 기분이 좋다”며 “아직 마감을 안 했지만 오늘은 돈 맛을 볼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공원 내 핫도그를 파는 푸드트럭 사장도 “주로 행사장에서 장사를 하는데, 평균 이상으로 소득이 있었다”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은 새 옷을 입은 여의도공원에 기분이 들뜬 모습이었다. 50대처럼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 노란색 꽃을 배경 삼아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누가 꽃인지 구분이 안 가지 않니?”라며 농담을 던졌다. 자치구정원 옆에 마련된 놀이터에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깔깔 웃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흔하게 들렸다. 각양각생의 꽃과 풀, 조형물로 이루어진 이곳은 놀이동산, 테마파크만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공원 중앙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옛 경성비행장을 주제로 길이 250m 폭 10m 규모의 활주로 모양 잔디밭이 깔려 있었다. 사람 키보다 훌쩍 큰 보라색 화분부터, 대형 분수기가 웅장한 위용을 자랑했다. 2017 서울박람회 출품작인 ‘휴가든’에는 풀로 만든 사람 형상을 한 작품이 의자에 누워 있었다. 대한민국 서울, 가장 업무시설이 많은 여의도에서 에너지를 재충전 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책 나눔 정원’에는 강아지 캐릭터 모양의 세로대가 돋보이는 벤치와 그 뒤에는 책꽂이가 설치돼 있었다. 자연친화적인 독서 공간을 조성해 사람들이 책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 정원 디자이너의 바람이 담긴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도 각자의 스토리를 엮어 차별화된 특색을 갖추고 있었다. 시민들은 이러한 이색 공원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정수경(36·여) 씨는 “아까워서 쳐다보기가 싫을 만큼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들이 많았다”면서 “오랜만에 웃고 떠들면서 힐링을 제대로 한 느낌이다. 주말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정원박람회는 작년 일주일 간 열린 행사에 90만 명이 찾았다. 전문가와 방문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으며 질적 양적으로 선전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