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일정 마치고 귀국…한국 정부 발언력 높이는 지렛대 역할 '충실'
  • 자유한국당 방미 의원외교단이 16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약식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백승주 이철우 강효상 윤영석 의원.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방미 의원외교단이 16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약식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백승주 이철우 강효상 윤영석 의원. ⓒ뉴시스 사진DB

    자유한국당 방미 의원외교단이 3박4일 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들은 미국 조야를 돌며 지난 91년 한반도에서 철수했던 전술핵무기의 재배치를 호소했다.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러시아를 향해 한미 양국의 발언력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국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 의원외교단은 1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철우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국회 외통위 간사인 윤영석 의원과 국방부차관을 지낸 백승주 의원, 강효상 대변인이 일정을 함께 수행했다.

    공항에서 열린 약식기자회견에서 이철우 최고위원은 "미국의 핵우산을 믿지만, 그래도 전술핵을 재배치해줬으면 좋겠다는 점을 미국 조야에 말했다"며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60%라는 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리 가드너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댄 설리번 상원 군사위원 등 미국 의원들을 만나 이같은 여론을 전달했다. 아울러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 등 미국의 여론형성 주도층 인사들과 국무부 관계자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국무부 당국자들은 '지금으로서는 전술핵 재배치는 어려움이 많다, 핵우산을 믿어달라'고 하더라"며 "북핵을 억제하는 전략자산을 더 운영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말은, 미국을 방문해 전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기실은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확성기를 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도 '당장의 전술핵 재배치는 어려움이 많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결국 우리나라가 이러다가는 독자 핵무장으로 흐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함께 중국과 러시아에 경고한 셈이다.

    이들 두 나라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에 대항한 자위적 조치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독자적 핵무장에 나서는 것이다. 이른바 동북아시아의 '핵 보유 도미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의 안보적 이해와 역내 발언권을 심각하게 해친다는 점에서 '이렇게 되기 전에 빨리 북핵 폭주를 제어할 대책을 내놓으라'는 압박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북핵 위기를 둘러싼 국면에서 한미의 발언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짧지만 국익에 유의미하게 기여한 의원외교 활동이었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술핵 카드로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자는 것은 한중·한러 관계에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며 "무턱대고 미국을 가는 것은 전형적인 사대외교"라고 비난했다.

    사대외교란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사드 배치 철회'를 논의한 민주당 의원외교단의 행태를 가리켰던 말이다. 당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마치 사드 배치를 철회할 수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내비쳤기 때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이분(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에 가서 한 행위는 매국적 행위"라며 "굴욕적 외교를 한 세력에게 국가안보를 맡기면 위험천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 이런 행태를 한 정당의 대표가 되레 한국당 방미외교단을 "사대외교"라고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다.

    방미외교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다녀온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도 이날 추미애 대표를 향해 "점증하는 여론을 미국 조야에 전달하고 온 것을 비판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다"며 "핵우산 약속을 검증하는 등 국익을 위해 일하고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이철우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리적 이론을 정립하고, 1000만 명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병행해 조기에 달성하는 역할을 맡겠다"며 "미국 뿐만 아니라 관계되는 나라에도 전달하고 가서 이야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