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발레 '오네긴'이 4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은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오네긴'을 공연한다. 연주는 코리아 쿱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한국 발레단 최초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공연권을 획득해 2009년 성공적으로 첫 선을 보였다.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역대 드라마 발레 중 최고 버전"으로 평가받았다. 

    '오네긴'은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확립시킨 알렉산더 푸쉬킨의 운문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바탕으로 드라마 발레의 대가 존 크랑코의 독창성과 천재성으로 탄생했다.

    존 크랑코는 자신만의 독특한 안무 스타일을 구축해 독일 발레의 발전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의 안무는 극적인 스토리텔링과 인간의 내면 심리를 춤 위에 정교하게 풀어낸다.

  • 작품은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도시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영혼 타티아나, 오네긴의 친구 렌스키와 약혼녀이자 타티아나의 철없는 동생 올가까지 4명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오네긴'은 클래식 발레의 낭만성은 유지하되 그랑파드되와 디베르스티망과 정형화된 마임, 화려한 무대세트를 과감히 없앴다. 대신 클래식 극적인 장치와 등장인물 내면의 감정 변화를 담아낸 독무와 2인무를 전면에 배치시켰다.

    지극히 평범한 내용을 다뤘지만 함축적 언어인 발레가 주는 상상의 여지와 여운, 문학적 가치를 넘어 발레 안에 스며든 드라마의 힘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차이코프스키의 모음곡 역시 작품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크랑코는 오페라 '유진 오네긴'(1879)의 원곡을 차용하지 않았다. 작곡가 쿠르트 하인즈 슈톨제에게 새 발레곡을 주문했고, 슈톨제는 차이코프스키의 28개 피아노곡을 발췌해서 관현악곡으로 재편집했다. 음악은 작품의 낭만적 정서와 드라마틱한 극 전개와 잘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곡처럼 느껴진다.

    문훈숙 단장은 "발레 '오네긴'은 발레와 연극, 음악 서로 다른 장르가 얼마나 조화롭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라며 "이번 공연이 모든 어긋난 사랑을 위로하고, 익숙해져버린 일상 속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