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라에, 그 축구

내지르기, 헛발질, 그리고 ‘뻥’까지

이덕기 칼럼 | 최종편집 2017.09.08 14: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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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닮은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재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지난 시절 이런 말들을 듣고 자랐다. “체력(體力)은 국력(國力)이다!”
그리고 때로는 “국력이 체력이다!”라고 주어 섬기기도 했다. 

  동네 공터나 학교 운동장에서 무릎이 까지는 줄도 모르고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축구공을 쫓아다닌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 싶다.
그 시절 축구대표팀은 많은 개구쟁이들의 로망이었다. 그 추억을 뒤로하고... 

  드디어 이 나라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 9회 연속 진출이라는 쾌거(快擧)를
이뤘다고 한다. 우여곡절(迂餘曲折), 천신만고(千辛萬苦), 천우신조(天佑神助) 등등의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아니, 쾌거라기보다 괴거(怪擧)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지난 8월 31일 이란과의 경기를 마친 후에, 아무개는 “이 나라 축구 발전을 위해서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까지 혹평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축구는 축구일 뿐”이라면서도 축구와 이 나라를 기묘하게 일치시키려는 저질(低質?)의 호사가(好事家)들이 꽤 있는 듯하다. “체력은 국력이다!”를 아직도 굴뚝처럼 믿어서일까...

  이 나라 축구대표팀의 겉모습은 꽤 멀쩡해 졌다.
축구 종주국(宗主國)이 포함된 유럽의 여러 잔디구장을 휘젓는 선수들도 꽤 있어 왔고,
현재도 있다. 이 나라에 글로벌한 기업이 해외 시장을 질주하고, 능력과 관록을 갖춘 분들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활개 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중에는 유엔 사무총장을 하신 분도 있었다.
이런 팀 컬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중요한 경기, 이를 테면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는 늘상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되는
이 나라 축구의 본질은 거의 변함이 없다고들 한다. 이 나라를 겨냥한 북녘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남의 나라들 ‘게임’ 결과를 이리저리 따져 봐야하는 처지인 것처럼 말이다. 


  이 나라 축구팀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수비 불안’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지적도 있다.
북녘의 핵미사일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는데도 그 무슨 ‘사드’라는 걸 죽자 사자 반대하는 꼴을
보노라면.... 결국 배치하기로 했다지만, 그것도 ‘임시’(臨時)란다. 수비의 핵심이 ‘임시’인 팀이
불안한 건 어쩌면 당연하지 않겠는가. 

  수비도 수비지만, 축구대표팀의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수 십년 째 계속되고 있다.
이 나라 ‘국민의 군대’도 그에 뒤질세라 헛발질을 자주한다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맞선다고, 그 무슨 ‘현무’라는 사거리 800km짜리 미사일만 계속 허공에다 쏴대고 있다.
그게 그래 뵈도 꽤 값이 나갈 텐데... 그리고 양키나라 전략 자산을 전시(展示)나 한 채,
정작 한 방 갈기지도 못하면서 큰소리 쳐 봤자, 누군들 겁을 먹겠는가?

  축구에서도 ‘킬러’라고 불리는 골잡이가 있다. 이 나라에서도 전문 ‘킬러’를 길러야 할 때가
왔다. 늦었다는 한탄보다 착수가 ‘시작이 반’ 아니던가. 

  지난 이란과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것도 후반전만... 그 경기를 이기면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해서 반쯤은 기대를 갖고서. 결론은 역시 아니었다. 흙먼지 뒤집어쓰고 축구공을 쫓아다녀본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면 모두 알 수 있었다. 축구공을 앞으로 내지르기만 할 뿐 그 다음 갈무리와 마무리가 전혀 아니었다. 유효(有效) 슈팅 무(無)!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북녘과의 대화, 수능시험 평가 방식 전환,
 탈원전(脫原電) 정책 등등 내지르긴 질렀는데, 어떻게 최종적으로 정리 될지 모르겠다는 여론이 높단다. 허긴 “여론은 여론일 뿐”이니까.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50% 먹고 들어간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 나라 축구는 추억을 자주 되새긴다. 왜국(倭國)과의 관계처럼 과거를 되씹곤 한다.
‘징징’ 거리기만 했지, 그걸 뛰어 넘어서야겠다는 의지와 결기와 실천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는 축구대표팀이 뛔국에게도 패했다. 뛔국의 ‘공한증’(恐韓症)을 입에 올리기 힘들게 됐다. 이 나라 주력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추월당하는 꼴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축구대표팀 경기가 끝나고 나면, 특히 지거나 비기는 졸전(拙戰) 후에는 ‘네 탓’ 일색이다.
감독은 선수 탓, 선수는 감독이나 벤치 탓. 헌데, 이제는 응원단 탓도 한단다.
“관중의 함성이 너무 커서 선수들끼리 소통하지 못해 답답했다”... 이란과의 경기 후에
어느 선수가 내뱉었다는 넋두리다. 

  이 나라 안위(安危)와 존망(存亡)이 걸려있는 북녘의 핵·미사일과 이른바 ‘대북(對北) 정책’을
놓고 다투는 여의도 얼간이·얼치기들과 빼다 박았다면 지나친가?
하다하다 안 되면, ‘국민’을 끌어들이기 일쑤였다고 알려져 있다. 축구야 축구니까 그래도 결국
축구로 돌아가고 말지만, 이 나라의 이른바 ‘안보’라는 건 그렇지 않을 텐데... 


  축구에 대해서는 훈수를 두는 객꾼들이 이 나라에 너무 많고, 별별 종류가 다 있다.
요즘 들어서는 그 훈수대로 돌아가는 경우도 꽤 된단다. 이 나라에서 촛불을 들고 사는 그 무슨 ‘시민단체’들의 짓거리와 비슷하다. 시시콜콜한 여론몰이와 노골적인 개입이 심상치 않다.
아니, 아예 선수로 뛰겠다고 나서는 이들도 여럿이란다. 

  아무리 그 흔한, 어려서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축구라도 객꾼이 많으면, 난장판으로 변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건 그렇다 치고... 

  축구대표팀의 결정적인 시기, 특히 ‘경우의 수’가 잦아질수록 흔히 보게 되는 광경이 있다.
사태가 그렇게 진전돼서 ‘신임 감독’이 들어서면 그때마다 아주 그럴듯한 인터뷰를 한다.
결국에는 거의 ‘뻥’으로 끝나고 말았던 사실(史實)들을 국민들은 너무도 잘 기억한다.
 이제 누구더러 하는 말인지도 웬간한 국민들은 다 안다.

  어쨌든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은 경이로운 일이다.
‘재수’(財數)도 ‘재주’이고, ‘경우의 수’도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운수’(運數)가 ‘신(神)의 한수’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다.
바라건대 본선에서도 16강, 8강, 4강을 넘어서 우승까지 가길 기대해 본다. 

  그동안 이 나라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만세(萬歲)”를 어찌어찌 이어온 것과 같이... 

  작금에 이 나라 현실을 마주하면서, 앞으로 그렇게라도 되기만을 두 손 모아 간절히 비는 국민이 어디 한 둘이랴. 

  ‘요행(僥倖) 수’가 더 이상 안 통하는 세상이라고? 그래도 오죽 하면...

<더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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