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푸틴 한러 정상회담, 34분 지각에도 분위기 화기애애?… 동반 산책까지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6일 오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한러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6일 오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한러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수소폭탄 의심 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원론적인 불용(不容) 표현에 그치며 원유공급 중단 등 제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6일 오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러정상회담과 확대오찬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북핵 문제는 압박과 제재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재 조치로만은 해결이 가능하지 않다"며 "지금 우리는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러 정상간 통화에서 요청한 원유 공급중단·해외노동자 송출 금지 등 '고강도 제재'에 대한 거절 자세를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나와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노력에 전폭적인 이해와 지지를 표명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 두 정상은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앞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이날 한러정상회담은 한국시각으로 본래 정오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푸틴 대통령의 34분 지각으로 지연됐다.

    극동연방대학에 마련된 회담장에 시간에 맞춰 입장한 문재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예고나 설명없이 늦자 별도의 대기 장소로 이동했으며, 회담장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강경화 외교부장관·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남관표 국가안보실2차장·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배석자들만 남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에도 불구하고 이날 정상회담은 극동·연해주 투자개발 등 경제 현안에 관해 소정의 성과가 있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결과에 만족한 푸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 극동거리 산책과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방문을 즉석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같은 차량을 타고 극동연방대학 캠퍼스에 접한 해변가의 극동거리로 이동해 거리를 둘러본 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을 함께 방문했다.

    예정에도 없던 극동거리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방문을 푸틴 대통령이 즉석 제안한 것은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성과에 만족했으며, 향후 극동·연해주 투자개발에 필요한 양국 간의 관계 증진에 기대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