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6차 핵실험한 함북 길주군 건물 안전점검 실시”
  • 북한이 김일성 때부터 핵전쟁 대피소로 만든 평양 지하철. 깊이가 100~150m에 이른다. 김정은의 탈출경로는 이보다 더 지하에 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김일성 때부터 핵전쟁 대피소로 만든 평양 지하철. 깊이가 100~150m에 이른다. 김정은의 탈출경로는 이보다 더 지하에 있다고 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핵전쟁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이 내린 명령에다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5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의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 건물 안전점검이 이뤄지고 있다”며 관련 소식들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평양 시간으로 지난 3일 정오에 맞춰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두고 주민들이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일요일에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은 “함흥 이남에 사는 주민들은 북한의 핵공격과 미사일 위협이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현재 당국이 진행하는 평양시 인구 200만 명 이하 축소도 핵전쟁에 대비한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공포감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핵전쟁 대피소로 사용할 수 있는 평양시 지하철에 20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김정은이 직접 “평양 인구를 200만 명 이하로 축소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문은 6차 핵실험이 매우 강력했던 탓에 더 빨리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는 건물 안전점검을 긴급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번 핵실험은 2016년 9월 9일에 있었던 것과 확실히 달랐다”면서 “핵실험이라는 느낌보다는 지진이 일어났다는 느낌이 강해 아파트 주민들은 급히 대피,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핵실험 이튿날인 4일에는 주요 도시들에서 증축했거나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들에 대해 안전점검을 하라는 노동당 중앙의 지시가 내려왔다”며 “도시설계사업소와 도시건설감독대가 낡은 아파트들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착수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 지하 핵실험은 필연적으로 지진을 동반한다. 사진은 과거 미국이 핵실험을 주로 실시했던 美네바다 사막의 모습. 구멍은 지하 핵실험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美에너지부 홈페이지 화면캡쳐.
    ▲ 지하 핵실험은 필연적으로 지진을 동반한다. 사진은 과거 미국이 핵실험을 주로 실시했던 美네바다 사막의 모습. 구멍은 지하 핵실험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美에너지부 홈페이지 화면캡쳐.


    소식통은 2007년 7월 양강도 혜산시 혜산동에서 7층 아파트가 갑자기 무너져 수십 명이 사망한 사고와 2011년 혜산시 연봉동 3층 아파트의 절반이 붕괴된 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에서는 부실공사로 인해 아파트 붕괴사고가 여러 번 발생했다”며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핵무기로 미국 잡겠다고 날뛰다가 제 집부터 부서지는 꼴이 나게 생겼다”면서 “이번 핵실험으로 자칫 아파트 붕괴와 같은 대형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져 청진시 노동당 간부들도 바짝 긴장한 상태”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함경북도 길주군 핵실험장에서 가까운 산간도시 사람들은 핵실험으로 인한 진동 때문에 아파트 기초에 균열이 생겨 붕괴할 수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북한 북부지역의 아파트 상당수가 부실공사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이 전한 평양 관련 소문과 북한 주민들 사이의 분위기를 보면, 김정은은 그의 부친 김정일이 ‘고난의 행군’ 때 했던 것처럼 노동당 충성계급들이 사는 평양의 안전만 챙기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와 美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최근 위성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산들이 심하게 무너졌다”고 밝힌 것을 함께 생각하면, 향후 함경북도 북부 지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백두산 일대에서는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