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방송 주요 프로그램 줄줄이 '결방'…시청자들 뭐 보나 한숨
  •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김장겸-고대영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총파업 전야제 형식의 '돌아오라 마봉춘-고봉순'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김장겸-고대영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총파업 전야제 형식의 '돌아오라 마봉춘-고봉순'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MBC-KBS 언론노조가 4일부터 동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해 주요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결방될 것이라고 한다.

    전국언론노조에 따르면 MBC언론노조 본부는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 KBS 언론노조 본부 역시 7일부터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동참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9년 간의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언론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투쟁에 돌입한다"며 "4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KBS 본부 조합원 1,800여명과 MBC 조합원 2,000여명이 일손을 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MBC와 KBS 언론노조는 각각 4일 오후 2시 상암동 MBC 광장과 오후 3시 여의도 KBS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날' 기념식 행사장에 들이닥쳐 "김장겸-고대영 사퇴"를 주장하는 항의 시위를 벌여 기념식 파행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향으로 4일 예정된 한국방송협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처럼 양대 공영방송 인력들이 방송 필수 인력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파업에 돌입하면서 주요 프로그램 방영과 뉴스보도 등은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복면가왕' 등은 이미 결방을 예고했고, KBS 역시 '1박2일' 등 주요 프로그램의 결방이 확정됐다.

    4일 오후 11시 방송 예정이었던 예능 프로그램 '오빠생각'은 파일럿 프로그램인 '이불 밖은 위험해'로 대체됐고, '100분 토론', '시사매거진 2580' 등 주요 시사 프로그램도 결방이 예상된다.

    MBC 간판 예능 '라디오스타'는 기존 녹화분을 6일 방영할 예정이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결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S도 비슷한 상황이다. 4일 오후 9시부터 'KBS 뉴스9'은 평일과 주말 모두 기존 1시간에서 40분으로 20분씩 축소 방송한다.

    MBC노동조합(제3노조) 한 관계자는 "기존에 20명이 하던 업무를 4~5명 등 최소한의 인력으로 대체하고 있어 퇴근은 커녕 현장에서 잠시 눈을 붙일 틈도 없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정치권은 이같은 공영방송 파행을 두고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파업 기간 중 방송 출연을 자제하라"며 사실상 노골적으로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표창원 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은 지난 8월 30일 KBS 총파업을 지지한다며 출연 취소 결정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하기로 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출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이를 두고 "언론탄압이며 자유민주주의 파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MBC와 KBS가 동시 총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2012년 파업 당시에도 MBC-KBS노조는 경영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를 두고 MBC사측과 KBS 공영노조는 "이번 파업은 정치적 파업이며 명백한 불법"이라며 비판했다.

    KBS 공영노조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이상 방송파업을 부채질하지 말고 방송장악을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