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문 열어놓고 외교적 노력"… 대북강경 선회하는 美와 엇박
  •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 포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 포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 '페알락' (FEALAC)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축사에서 거듭 대화의지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개최된 이날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북한을 올바른 선택으로 이끄는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야말로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가 당면한 최대의 도전이자, 긴밀한 국제적 공조로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며 "전쟁의 비극을 딛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한국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은 분단으로 인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향하는 북쪽 통로가 막혀 있고, 나머지 3면은 바다로 둘러싸여 마치 섬과 같은 환경을 갖고 있다"며 "결코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지정학적 여건이지만, 한국은 '극동'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 지평을 동북아,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로 넓혀 갔다"고 말했다.

    동아시아와-중남미가 협력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위해 창립된 페알락은 오는 2019년 창설 20주년을 맞는다. 몽골·라오스·일본·인도네시아·브루나이·호주 등 36개국이 가입돼 있다. 한국은 지난 2년 간 의장국을 맡아왔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북한의 두 차례 연이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5일과 29일 각각 두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29일 두 번째 미사일 발사는 일본 상공을 지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이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지난 25년 간 북한과 대화를 해왔고, 터무니없는 돈을 지불해왔다"며 "대화는 답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강경노선을 선회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다시 대화를 강조한 것이다. 긴밀한 한미공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양국 정상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이 쏜 물체가 방사포든 탄도미사일이든 주권국과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북한 만을 겨냥했다.

    자유한국당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안일하고 무능한 청와대 안보라인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