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진실을 밝혀도 '허위사실 유포' 여전""언론노조, 야만적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
  • 현 경영진의 일괄 퇴진을 주장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24일부터 쟁의행위 확대(총파업)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오정환 MBC보도본부장이 사내 간부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언론노조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회사를 지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오정환 본부장은 "▲앵커와 싸워서 쫓겨났다는 양윤경 기자가 보도국에서 전출되기 4개월 전에 이미 배현진 앵커가 하차했던 사실을 확인했고 ▲이른바 '블랙리스트 X등급'이라고 공개한 네 명의 카메라기자 중 세 명이 보도국에 건재하고, 한 명은 선호부서라는 스포츠국으로 발령됐다는 사실도 밝혔다"며 "그럼에도 불구, 노조와 이를 지원하는 매체들은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할 뿐 밝혀진 사실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오정환 본부장은 "파업 참가 여부를 본인의 신념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 파업에 불참했던 여성 앵커들(배현진·양승은 아나운서)에게 가해지는 잔인한 행동들을 보면 저들의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인권 유린마저 서슴지 않는 저들의 야만적인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정환 본부장은 "앞으로 총파업이 시작되면 노조가 우리 방송을 정파시키려 한다는 말이 들려오지만, 권력이 상식을 짓밟더라도 우리는 정의의 승리를 믿는다"며 "정치권력이 아무리 서슬 퍼래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오정환 본부장은 11일과 14일, 두 차례 보도국 간부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언론노조를 상대로)앵커 개인에 대한 인격 살인과 허위 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사내 특정 단체가 분규를 일으켜 회사 업무를 마비시킬지라도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다음은 오정환 본부장이 MBC 보도국 간부들에게 보낸 격려메시지 전문.

    ◆1차 메시지 = 최근 본사 양윤경 씨가 “과거 배현진 씨와의 말다툼 사건으로 보도국에서 방출됐다”고 주장한 것은 회사 인사기록을 보아 확인할 수 있는 허위입니다. 양 씨는 배현진 씨와의 사건이 일어난 다음해인 2014년 3월까지 보도국에서 근무했습니다. 양윤경 씨가 보도국 밖으로 이동한 것은 배 씨가 이미 뉴스데스크 앵커 직에서 하차하고 4개월이나 지난 시점입니다. 양 씨의 보도국 전출이 당시 사건 때문이라면, 그 보다 먼저 이뤄진 배 씨의 앵커 하차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 씨 인사이동의 주된 이유는 ‘근무 불성실’과 새로 입사한 경력기자들을 괴롭게 하는 언행으로 인한 ’업무 분위기 훼손‘ 등이었습니다.

    당시 회사의 조사가 배현진 씨에 대한 일방적인 배려인 듯 주장한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해당 사건은 MBC의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 생방송 시작 직전 앵커와 취재기자가 충돌한 사건입니다. 어느 방송사에서든 개인 간 해프닝으로 보아 넘길 수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이 사안은 당시 사장에게 보고가 됐고, 사장은 명확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양윤경 씨는 경위서를 제출한 게 큰 불이익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경위서는 두 사람 모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화장실에서는 양 씨의 지적 외에 두 사람의 마찰이 없었지만, 사무실에서 양 씨가 배 씨의 ‘부모와 가정교육 수준’ 등을 거론하며 인격모독성 발언을 한데 대해 배 씨가 반발해 소란이 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양 씨가 ‘물의를 일으켰음’을 인정하고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고 마무리된 사건으로 알려졌습니다. 

    철저한 과정을 통해 시시비비를 확인한 사안을 교묘히 왜곡한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앵커 개인에 대한 인격 살인에 가까운 만행을 중단하기 바랍니다.


    ◆2차 메시지 = 회사 안팎의 어려움 속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선배이자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보도국 간부 여러분께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습니다.

    저 역시 미래를 좀처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누구는 다음 주 중반 기자들이 파업을 하고 9월 초에 총파업을 하면 국회에서 문제를 삼고 이를 근거로 방통위에서 방문진 이사들을 모두 해임하려는 게 정부여당의 음모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정권의 언론계 완전 지배를 야당들이 남의 일 보듯 수수방관할지, 방문진 이사들이 법적구제 절차를 밟지 않고 조용히 해임될지, 새 방문진은 야당 추천 인사들까지 순조롭게 구성될지, 그 방문진이 새로 구성되는 시점이 내년 8월하고 크게 차이가 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동안 우리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힘겹게 느끼지는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노력과 의지를 믿지만, 누구도 여러분 한 사람의 힘만으로 우리 회사를 둘러싼 상황을 바꾸라고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시간동안 옳다고 믿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으로 믿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노력해 뉴스를 더 정상적으로 방송하는 게 시청자에 대한 의무이지만, 뉴스를 다 한다고 회사 분규가 가려지고 덜 한다고 우리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무거워지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는 거짓 보도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 우리가 보도하지 않으면 묻혀지는 진실들이 있다는 신념을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내 특정 단체는 외부 세력과 정치권력의 지원 속에 분규를 일으켜 회사 업무를 마비시키면 경영진이 무너질 것으로 조직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경영진은 그런 압력으로 물러나지 않습니다. 1988년 노조원들이 사장실에 들어가 끌어낸다고 김영수 사장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MBC의 운명도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는 인식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끌려나가 짓밟히더라도 생물학적인 생명만 붙어 있으면 부정한 저들에 맞설 것입니다.

    회사를 비판하며 일터를 버린 후배들이 모두 위선은 아니겠지만 그들을 조종하는 세력이 과거 편파 허위 보도를 했고 앞으로 우리 회사를 장악하면 또다시 국민을 속일 거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좌파 권력의 광포함이 느껴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너무 당연한 줄 알았던 법치주의와 다원주의 기회균등 언론자유 즉 대한민국 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려야 하는 날이 다시 올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하게 됩니다.

    다만 지금은 흔들리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투쟁이 필요한 날이 다가와 혹시 모를 탄압에 대응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누군가가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다시 한 번 보도국 간부 여러분들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해 드립니다.


    ◆3차 메시지 = 어려움 속에 굳건히 보도국을 지켜주시는 국·부장님들과 많은 일선기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역경은 계속되겠지만, 정의는 승리한다는 신념과 단합된 힘으로 능히 극복해나갈 것을 믿습니다.

    회사는 최근 노조가 제기한 여러 의혹들에 성실하게 사실을 확인해 답변했습니다. 앵커와 싸워서 쫓겨났다는 양윤경 기자의 보도국 전출 4개월 전에 이미 배현진 앵커가 하차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 X등급'이라고 공개한 네 명의 카메라기자 중 세 명이 보도국에 건재하고 한 명은 선호부서라는 스포츠국으로 발령됐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노조와 이를 지원하는 매체들은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할 뿐 밝혀진 사실조차 외면합니다. 우리는 진실을 가리려는 세력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저들의 공세는 인권유린마저 서슴지 않습니다. 파업 참가 여부를 본인의 신념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 파업에 불참했던 여성 앵커들에게 가해지는 잔인한 행동들을 보면 저들의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야만적인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총파업이 시작되면 노조가 우리 방송을 정파시키려 한다는 말이 들려옵니다. 그러면 방통위가 MBC 경영 관리를 잘못했다며 방문진 이사들을 해임하려 한다는 겁니다. 정파는 노조가 하고 책임은 경영진에 씌우는 것인데, 권력이 상식을 짓밟더라도 우리는 정의의 승리를 믿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회사를 지킬 것입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MBC를 장악한 자들이 다시 방송으로 국민을 속이려 들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김대업 보도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광우병 보도를 자랑스러워 해왔기 때문입니다. 정치권력이 아무리 서슬 퍼래도 우리는 굴복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