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법원이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등 동방신기 멤버 3명의 독자적 연예활동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이른바 '노예계약' 파문으로 알려진 SM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 박병대)는 동방신기 멤버 3명이 지난 7월 31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신청과 관련 "전속계약 일부 조항이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되거나 효력이 소멸됐다고 볼 개연성이 높다"면서 "본안소송 판결까지 SM엔터테인먼트가 신청인 의사에 반대해 연예활동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신청인의 독자적 연예활동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쿠데타' 주역 동방신기 3인방, SM에 손배소 제기

  • ▲ 해체 위기에 놓인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 연합뉴스
    ▲ 해체 위기에 놓인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 연합뉴스

    이로써 동방신기와 SM엔터테인먼트가 맺었던 전속계약의 효력은 사실상 힘을 잃게됐다. 이는 반대로 시아준수 등 3명 멤버들의 개별 활동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수익 배분 문제는 달랐다.

    재판부는 "동방신기 멤버들간 합의를 통해 그룹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고, 기존 활동에 대한 수익배분은 가처분 단계에서 무효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전속계약 효력의 전면 정지 요청은 기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시아준수 등 동방신기 3명 측과 SM엔터테인먼트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놨다.

    임상혁 변호사 "동방신기 세 멤버, 사실상 전부 승소"
    "본 소송 이제 시작, '전속계약무효확인의소' 진행"

    먼저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신청'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은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법원은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 시아준수, 믹키유천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신청 사건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세 멤버들의 연예활동에 관한 제3자와의 계약을 교섭·체결하지 못하고 세 멤버들의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결정을 내려, 세 멤버들의 그 동안 주장들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판단을 했다"며 "사실상 동방신기의 승소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법원은 이 결정을 통해, 동방신기의 세 멤버들이 SM엔터테인먼트와 체결한 전속 계약은 '피신청인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신청인들에게는 지나친 급부나 부당한 부담을 지워 그 경제적 자유와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그 계약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이거나, 합리적 존속기간의 도과를 이유로 그 효력이 소멸됐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동방신기와 SM엔터테인먼트가 맺은 과거의 전속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성격으로 계약내용은 무효이며 사실상 효력은 소멸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임 변호사는 "이 결정을 기점으로 동방신기 세 멤버들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관계에서 벗어나 SM 측의 방해 없이 자유롭게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었으므로, 결정의 형식은 일부 인용이지만 그 내용은 사실상 동방신기 세 멤버들이 전부 승소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나아가 임 변호사는 "법원이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만큼, 곧 본 소송을 진행한다"며 "전속계약무효확인의소와 부당한 수익 분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SM 측 "전속계약이 무효라고 인정되진 않아"

  • ▲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팬들이 8월 28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SM엔터테인먼트가 불공정한 계약서로 동방신기 멤버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진정서에는 동방신기 팬 12만1천여명의 서명이 첨부됐다. 동방신기 멤버인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등 3명은
    ▲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팬들이 8월 28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SM엔터테인먼트가 불공정한 계약서로 동방신기 멤버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진정서에는 동방신기 팬 12만1천여명의 서명이 첨부됐다. 동방신기 멤버인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등 3명은 "SM 측이 사실상 종신 계약을 했고 음반 수익 배분 등에서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며 지난 7월 31일 전 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 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법원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즉각 이의신청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M 측은 "금번 결과에서 계약이 무효라고 인정되지 않았으나, 일부 인용된 부분이 있어서 이의인청을 할 것"이라며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언론 보도나 대응을 자제하라는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그간 밝히지 않았던 정확한 사실관계 및 당사의 입장을 조만간 다시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을 제외한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등 동방신기의 세 멤버는 지난 7월 31일 "13년 전속 계약은 사실상 종신 계약이고, 음반 수익 배분 등 SM으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3명, 다시 계약해도 몇십억‥" 지지

    한편 법원의 판결로 동방신기의 세 멤버의 '탈퇴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대해 팬들 조차도 반응이 엇갈렸다.

    dudghks0812라는 네티즌은 "힘든 결정인 만큼 3분 모두 솔로 활동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주세요. 그리고 팬분들은 아낌없는 응원 부탁드립니다"라고 밝히며 3명의 향후 활동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phr0201는 "쟤들은 이제 계약만 다시해도 몇십억을 받을텐데. 남은 두명은 한 10년 일해야 받나? ㅎㅎ 보니깐 재중이랑 유천이만으로도 일본은 평정이다. 나머지 둘은 능력 미달로 완전 쪽박이지 ㅎㅎ 일본도 한국도 인기가 꼴지라고 들었는데 ㅎㅎ"라고 말하며, 소속사에 반기를 든 3명과는 달리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남은 멤버들에게 비방을 쏟아냈다.

    skdmsdl102는 "동방신기의 팬페이지 '동네방네'에서 봤다"면서 "동방신기가 이번 상반기에 일본에서 앨범 판매량으로만 한화로 330억을 벌었고 일본 콘서트는 30만명을 동원했으며 중국 3번 태국 2번의 콘서트 비용, 에이네이션(a-nation) 굿즈 판매, 일본·한국 CF 출연료 등 아직도 못받은 돈이 많다"고 이들 3인방의 처지를 감쌌다.

    "쿠데타 3인, 앞길 뻔히 보여" 맹비난

  • ▲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네 번째 라이브 투어 '더 시크리트 코드(7월 4~5일 공연)'의 일본 도쿄 전철역 내 홍보 광고. ⓒ 연합뉴스
    ▲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네 번째 라이브 투어 '더 시크리트 코드(7월 4~5일 공연)'의 일본 도쿄 전철역 내 홍보 광고. ⓒ 연합뉴스

    반면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동방신기 3인방의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팬들도 있었다.

    아이디 cdwcccc는 '이렇게 많이 벌줄은 몰랐나?'는 제하의 기사댓글을 게재, "그래서 탈퇴하면 더 잘 나갈거 같아서 지금 대우에 만족을 못하나? 아마도 SM 측에서 니들 나가면 뭐가 조치를 취할 듯, 이수만 괜히 서울대 출신인가? 친구 선후배 동원해서 무슨 일을 하든 아주 조용히 망하게 할듯..조금 참고 지내면 좋으련만..ㅉㅉ 앞길이 뻔히 보인다"며 걱정 반, 비난 반의 글을 올렸다.

    ahnjhee04라는 네티즌은 '애초에 계약서에 사인을..'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 댓글을 올리며 "법적 소송 중인 동방신기 멤버들이 다른 소속사에서 활동할 경우 지금처럼 잘되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때는 스타가 되고 싶고 (싸인을)했겠지..솔직히 소속사도 돈 벌어 먹을려고 하는 짓인데..SM이 원래부터 지금처럼 컸을까? 과거 떠나간 선배들이 피해를 본게 있어서 그나마 동방신기 같은 그룹도 키우고 한거지..그런것도 없고 그랬다면 동방신기? 택도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SM에서 나오는 가수 웬만하면 다 뜬다. fx도 그렇고 소녀시대도 그렇고...왜 떴겠어? 가수들 잘 뽑은 것도 있겠지만, SM이라고 하는 브랜드도 있었기 때문이겠지..동방신기가 만약 다른 소속사였다면 지금처럼 인기가 많았을지는 미지수지..왜냐하면 SM처럼 투자도 많이 안했을지도 모르고 하니 말이지.."

    아이디 kikiya99는 '저러니까 노예계약이 생긴거다'란 글에서 "돈들이고 시간들여서 스타로 만들어 주면 뭐하냐? 올챙이 시절 생각못하고 인기도얻고 돈좀 얻고 보니 지금보다 더벌수 있을거 같거든. 가만 생각해 보니까 지금 회사에서 너무 많이 가져가는것 같고 슬슬 열받다가 소송 건거지. 근데 내 생각엔 SM 뒤통수 치고 제대로 연예 생활이 가능할 거라 생각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kasss3라는 네티즌 역시 "동방 3인이 연예계 노예계약을 타파하는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 노예계약의 발생이유와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순환사슬 강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가능하다"며 kikiya99의 주장에 찬성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