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산자부 주고받은 공문 달랑 한 장… 그나마 회신도 안해
  •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국회 상임위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국회 상임위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는데도, 위원회 구성의 핵심을 이루는 관계부처가 정작 무심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관계부처들은 의견 조회에도 묵묵무답으로 일관하는 등 의견 교환조차 활발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위원장을 국무총리급으로 하고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참여하는 위원회의 격이 무색하다는 비판이다. 과학기술정책 관련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자위 소속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실에 따르면,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0일 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마련하면서 관계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의견 조회를 요청했다.

    당시 과기부는 "귀 기간의 의견 조회를 요청하니 검토한 뒤 회신을 바란다"고 공문을 발송했으며, 산자부는 이튿날 이 공문을 접수했다. 이날은 백운규 장관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 날이었다.

    그럼에도 산자부는 이후 과기부에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았다. 산자부는 김수민 의원의 질의에 "의견 조회에 과기부로 회신한 바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관련해 핵심 관계부처인 과기부와 산자부 사이에 오간 공문은 이것 한 장이 전부라는 사실이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과기부장관·산자부장관·고용노동부장관·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 국무위원 4명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그리고 25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5명의 정부위원이 핵심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과기부와 산자부 사이에 의견 교류가 뜸하고 그나마 전달된 의견 조회에도 회신이 없을 정도로 무심한 상황이라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위원회의 격이 대통령직속 기구로 돼 있고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정부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 수행이 미비하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박기영 전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낙마 사태에서 보듯, 청와대의 과학기술정책에 관한 무지와 무관심이 비록 정권이 출범한지 고작 100여 일 남짓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은 22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과기·산자·고용·중기부 등 장관 4명을 구성원으로 하고 있는데, 중기부장관은 아직 후보자조차 지명하지 못했고 산자부도 뒷짐만 지고 있는 셈"이라며 "문재인정부에 번듯한 산업혁신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김수민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백운규 장관은 "21일 임명돼서 놓쳤다"며 "담당 부서에 확인해서 국회에 경위를 보고토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