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낮 살인사건' 발생 충격변호사 A씨, 한때 이미숙 피고대리인 맡기도
  • 배우 송선미의 남편 고OO(45)씨가 지난 21일 과거 청와대 특별감찰반 반장으로 활동한 바 있는 A씨의 사무실에서 피살된 것으로 드러나 귀추가 주목된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서울 서초중앙로 소재 모 법무법인 회의실에서 조OO(28)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법무법인은 고씨의 변호인인 A씨가 운영하는 중소 로펌으로, 지난 2013년 설립돼 공직 관련 범죄 송사를 주된 업무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고씨는 A씨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조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작스레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무실 직원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된 고씨는 과다 출혈로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에게 심각한 자상을 입힌 조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돼 현재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 조씨는 검거 당시 별다른 저항없이 붙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종합해보면 수백억대 자산가인 고씨의 외할아버지 재산을 놓고 3자간에 소송이 벌어졌고, 사망한 고씨 역시 해당 소송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고씨가 해당 소송의 직접적인 당사자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소송에 유리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사망 전 조씨를 만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소송과 상당한 이해관계에 놓여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씨는 경찰 진술 조사에서 당초 고씨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건네면 (고씨로부터)수억원대 금품을 받기로 약속했으나 정작 1천만원밖에 받질 못하자 고씨에게 불만을 품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가 사전에 준비한 흉기를 들고 찾아가 고씨를 찌른 점을 볼 때 우발적인 사건이 아닌 '계획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다만 조씨가 발각되기 쉬운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에 대해선 경찰 역시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범행 동기가 다분한 조씨가 흉기를 지닌 채 찾아갔다는 것은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저지른 범죄임을 시사하는 패턴이나, 마치 검거되기를 바라듯이 공공에 노출된 사무실에서 흉기를 휘두른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힘든 행동이라는 것.

    게다가 해당 법무법인이 유력 변호사가 이끌고 있는 로펌이라는 점에서 조씨의 대담한 범행 수법이 예사롭지 않다는 게 경찰 소식통의 전언이다. 판사 출신 B씨와 함께 해당 로펌을 운영 중인 A씨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사를 지낸 인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 반장으로 활동한 바 있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특별감찰반은 노무현 정부 시절 신설된 조직으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찰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일명 '암행감찰반'으로 불렸던 팀이다. 당시 검찰과 경찰에서 파견된 9명과 경호처 1명, 감사원 1명 등으로 구성된 특감반을 진두지휘했던 A씨는 한때 안희정 충남지사 등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다는 구설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숨진 고씨와 A씨와의 관계다. 고씨의 매형으로 알려진 A씨는 고씨의 아내인 송선미의 부탁을 받고 과거 송선미와 송사에 휘말렸던 김OO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뒷조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은 당시 송선미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 고소한 김 대표의 소장에서 처음 거론됐다. 당시 김 대표는 "송선미 남편의 매형에 해당하는 A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검사를 사직한 후 잠시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그 근무기간 동안 국정원, 검찰, 경찰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이 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씨와 A씨의 깊은 인연은 다른 사건에서도 확인된다. 2011년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A씨는 법무법인 S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게 되는데, 당시 맡았던 사건 중에는 장자연 사건을 계기로 송선미와 한배를 탔던 이미숙이 연루된 소송도 포함돼 있었다. 2010~2011년 김 대표가 이미숙을 상대로 수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피고 측 변론을 맡았던 A씨는 2012년 1월 피고대리인을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