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조련사', '하얀 토끼 빨간 토끼' 등 총 7개국 17개 작품 공연
  • 올 가을 무용과 연극을 아우르는 세계 곳곳의 매력적인 작품들이 서울 대학로에 모인다.

    '한국의 아비뇽 축제'로 불리는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SPAF·스파프)'가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17회를 맞는 스파프는 지난해에 이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 주최하며 '과거에서 묻다'라는 주제 아래  그리스, 루마니아, 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총 7개국의 17개 단체가 참여한다.

    6개국의 해외초청작과 국내 선정작 9편, 창작산실 작품 1편, 한·영 공동 프로젝트 1편, 총 17편의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또, 제11회 댄스컬레션&글로벌 커넥션이 같은 기간 동안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김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22일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스파프와 서울아트마켓(팸스·PAMS), 대학로를 접목해 에딘버러나 아비뇽 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비전을 실천할 첫 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병훈 스파프 연극 프로그램 감독은 "올해의 주제를 '과거에서 묻다'로 선정한 이유는 과거엔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앞날을 전혀 내다볼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과거를 반추해 미래를 예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기대작으로는 스파프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가 공동제작한 '위대한 조련사', 즉흥 1인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비롯해 개막작 '줄리어스 시저', 평창동계올림픽 문화축제 지원작 '추억에 살다', 폐막작 '언틸 더 라이언즈', 연희단거리패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극단 하땅세의 '위대한 놀이' 등을 꼽을 수 있다.

    9월 27~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아시아 초연하는 '위대한 조련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으로 유명한 그리스의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52)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10명의 출연자와 함께 '인간 탐색'이라는 주제로 예술에 대한 열정을 매혹적으로 표출한다.

    이병훈 감독은 "순수 미술에 기본을 둔 파파이오아누의 작품은 시작적인 효과가 매우 강렬하다.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라며 가장 호평을 받았다. 봐도 후회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스파프는 국내외에서 이미 인정받은 작품 대신 표현 방법에서 실험적이고 신선함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정해 소개하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스파프 기획 공연작인 '하얀 토끼 빨간 토끼'(9월 21~24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대본을 보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른 배우가 현장에서 받은 대본을 보며 즉흥 연기를 해야 한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가 2010년 집필한 형식파괴극으로,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과 토론토 서머워크 페스티벌에서 초연돼 아치브릭상, 우수공연 텍스트상 등을 받았다. 사전 리허설이나 연출 없이 즉석 연기로 이뤄지는 만큼 손숙, 이호재, 예수정, 하성광, 김소희, 손상규 등 6명의 연극계 대표 배우들이 출연한다.

    손숙 배우는 "처음 섭외를 받고 '연출 없는 연극이 있을 수 있을까' 굉장히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날짜가 다가올수록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오로지 배우와 관객이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관객을 믿고 끝까지 가보겠다"고 했다.

    이어 김소희는 "한 명의 배우가 단 하루만 공연한다. 연극 내용도 모르고 연습도 없이 무조건 무대에 오른다. 다른 배우들의 에너지나 기가 관객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고 싶은데, 아쉽게 볼 수 없다. 하지만 6명의 배우들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 즐거운 체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훈 감독은 "배우들을 섭외할 때 다양한 연령층과 남녀비율을 생각했다. 무엇보다 대학로에서 연극이 주목을 받을 수 있게 기여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며 "공연의 성패는 그날 배우의 컨디션과 관객의 반응에 달렸다. 긴장감과 흥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고 전했다.

  • [사진=서울국제공연예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