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여당이 야당일 때를 생각해보라" 정용기 "내로남불"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야당의 출석 요구에도 불구하고 불출석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야당의 출석 요구에도 불구하고 불출석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새 정부 들어 첫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에 불출석했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관례'를 불출석의 이유로 들었지만, 불과 수 개월 전인 야당 시절에는 법률상 근거없는 관행을 들어 국회에 불출석할 수 없다고 질타했던터라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소관 기관으로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는 22일 정권교체 뒤 처음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업무보고를 받았다.

    잇단 인사 참사와 검증 부실 논란이 국민이 궁금해하는 최대 현안이었지만,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은 불출석했다. 청와대는 당초 조현옥 인사수석도 불출석시키려다가, 정우택 운영위원장의 강력한 항의에 막판 출석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운영위가 개회하자 자유한국당 운영위 간사인 김선동 원내수석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조국 민정수석을 정조준했다.

    김선동 원내수석은 "인사 문제는 (조국 민정수석이) 직접 해명하는 게 적절했을 것"이라며 "불참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아울러 "정부 출범 100일에 국민이 가장 참담하게 여긴 게 인사 참사"라며 "부실 검증이 없었나 제대로 진단해 향후 이러한 일이 없어야겠다는 차원에서 민정수석의 출석이 필요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민주당 운영위 간사인 박홍근 원내수석은 "전(前) 정부와 전전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국회의 출석 요구에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며 "인사 문제로 민정수석이 왜 출석을 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이명박~박근혜정부'를 끌어들였다.

    그러자 국민의당 운영위 간사인 권은희 원내수석은 "여당(민주당)이 야당일 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불출석에 어떤 입장이었는지 생각해보라"며 "국회가 답변을 듣고 싶은 게 있는 상황이라면 출석하는 게 부합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나아가 "이 정부가 전 정부 기준으로 행동을 정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여당의 사고 전환을 촉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며 "'욕하면서 배운다'고,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국민도, 정권도 불행해진다"고 거들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에 불출석하는 데에는 아무런 헌법적·법률적 근거가 없다. 납세자들의 대의대표인 국회에서 고위 공직자에게 출석을 요구하는데 임의로 관행을 들어 불출석하는 것 자체가 국회 무시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자신들이 야당이던 시절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을 극렬히 비난했으면서, 정권을 잡아 여당이 되자 자신들이 '적폐'라 비난하는 이전 정부의 관행을 들어 민정수석의 불출석을 엄호하고 있다.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국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타에 "민정 일반 업무가 아닌, 국정농단 사태와 같이 국회에 책임있게 출석할 사안이 있다면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민정수석 고유의 업무를 이유로는 불출석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