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들렀다 돌아간 아리아나 그란데에, 네티즌 "성의없다" 악플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차라리 공연을 취소했다면.." 씁쓸함 토로
  • 지난 15일 첫 내한공연을 마치고 돌아간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24)가 한국팬들을 기만하는 듯한 '무성의한 태도'로 구설에 올랐다.

    ◆공연 3시간 전 입국 물의 = 현대카드가 주최한 단독 콘서트 '덴저러스 우먼(Dangerous Woman)'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아리아나 그란데는 공연 3시간 전인 15일 오후 5시에 입국해 8시부터 1시간 반 가량 콘서트를 연 뒤 이날 자정, 다음 행선지인 태국으로 떠났다.

    보통 해외 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할 경우 포토월 행사부터 시작해 언론기자회견, 레드카펫 행사, 팬사인회 등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대단히 '단출한' 일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아리아나 그란데가 주최 측과 사전에 약속한 행사는 공연 일정이 유일했다. 기자회견이나 포토월 행사를 열지 않기로 사전에 합의한 터라, 팬들과 이렇다할 접촉도 없이 무대 위에 오른 것을 비난할 수는 없는 상황. 하지만 프로 뮤지션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리허설 공연'을 건너뛴 것은 치명적이었다.

    ◆공연 '리허설'마저 생략 = 당초 15일 오후 3시에 입국할 예정이었던 아리아나 그란데는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오후 5시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수일간 콘서트를 열었던 아리아나 그란데는 사실 공연 전날에도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아리아나 그란데는 한국 취재진에게 사진 찍히는 게 부담스럽다며 공연 당일 입국하겠다는 의사를 주최 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아리아나 그란데가 사진 노출을 꺼려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콘서트 도중 끔찍한 '폭발물 테러'를 경험한 탓에 향후 모든 투어에서 사진 촬영을 배제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던 것. 당연히 입·출국 시간도 극비사항에 붙여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언론 노출을 꺼려한 나머지 콘서트 당일 들어가겠다는 무리수를 둔 아리아나 그란데는 예상보다 늦어진 입국 시간으로 리허설도 없이 공연을 치르는 낭패를 겪고 말았다.

    ◆VIP관람객 "우리가 호구인가?" = 또 한 가지 문제는 리허설을 건너뛰면서 65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티켓을 구매한 VIP 관람객들이 당초 티켓 패키지에 포함됐던 팬미팅이나 리허설 백스테이지 투어 같은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아리아나 그란데의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VIP 티켓 구매자들은 다른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공연만 보고' 돌아가는 씁쓸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이같은 이유로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 공연을 주최한 현대카드에 대한 비난글이 쏟아지자 정태영 부회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 역시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외 행보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차후엔 더욱 원활한 (공연)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태영 부회장 "차라리 취소했다면.." = 정 부회장은 "무대는 투어 표준보다 서울 공연이 오히려 더 컸다"며 공연 자체에는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공연 직전에 왔다가 직후에 돌아가는 모습이라든가, 언론사를 기피하는 모습 등은 공연마저 기계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공연외의 행보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공연 직전에 왔다가 직후에 돌아가는 모습, 언론사 기피 등은 공연마저 기계적으로 보이게 하였고 공연이 단순히 두시간의 무대가 아닌 sharing이라고 생각한다면 섭섭함을 줄 여지가 있습니다. 공연은 공연으로 볼뿐 한국 또는 한국팬들에 대한 관심이나 감정이입은 아티스트 본인의 몫이고 일희일비 할 일은 아니나 한국 첫무대이기에 의외이기는 합니다.


    정 부회장은 "다만 고가의 VIP Package는 자신들이 기획하거나 판매한 것이 아니고 저도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며 "알아보니 아리아나 그란데 측이 직접 또는 팬클럽을 통해 두 가지 서비스 팩키지를 120명 정도에게 판매했는데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정 부회장은 "요즘 한국의 정세가 마음에 걸렸다면 오히려 맨체스터에서 보여줬던 용기와 감동을 재현하거나,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고 공연을 취소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혀, 최근 국내 정세가 불안한 것에 아리아나 그란데가 지레 겁을 먹고 황급히 출국한 게 아니냐는 시각을 드러냈다.

    다음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심경글 전문.

    아리아나 그란데 공연은 거의 제 시각에 뮤직비디오로 시작하였고 통상의 공연들과 비슷한 한시간반 동안 24곡을 진행하면서 공연만 본다면 순조롭게 끝났습니다. 같은 시간대의 투어 이동 중에 사운드 체크만 하고 리허설을 안 하는 것은 가끔 있는 일이고 무대는 투어 표준보다 서울이 오히려 더 컸습니다.

    공연외의 행보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공연 직전에 왔다가 직후에 돌아가는 모습, 언론사 기피 등은 공연마저 기계적으로 보이게 하였고 공연이 단순히 두시간의 무대가 아닌 sharing이라고 생각한다면 섭섭함을 줄 여지가 있습니다. 공연은 공연으로 볼뿐 한국 또는 한국팬들에 대한 관심이나 감정이입은 아티스트 본인의 몫이고 일희일비 할 일은 아니나 한국 첫무대이기에 의외이기는 합니다.

    고가의 VIP Package는 당사가 기획하거나 판매한 것이 아니고 저도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알아보니 아리아나 그란데 측이 직접 또는 팬클럽을 통해 두가지 서비스 팩키지를 120명정도에 판매하였는데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기드문 내한공연’이 ‘그냥 공연’으로 바뀌어가는 추세에 맞추어 공연외의 행사나 조건을 최근의 계약에서는 일체 담지 않고 있고 특히 팬클럽 관리는 아티스트들이 중요시하는 불가침의 영역이어서 당황스럽습니다.

    혹시 요즘 한국의 정세가 마음에 걸렸다면 오히려 맨체스터에서 보여주었던 용기와 감동을 재현하거나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고 공연을 취소하였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다음 공연부터는 더욱 원활한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 TOPIC/SplashNews (www.splas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