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괌 사진 2011년 촬영…美전문가들 “괌 공격할 생각 없었던 듯”
  • 지난 14일 김정은이 北전략군 사령부를 찾았을 당시 모습. 오른쪽 화면에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 위성사진이 보인다.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4일 김정은이 北전략군 사령부를 찾았을 당시 모습. 오른쪽 화면에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 위성사진이 보인다.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국내외 ‘입진보 세력’이 ‘대화의 상대’라고 생각하는 김정은, 역시 ‘아가리 파이터’에 불과했을까. 지난 14일 北선전매체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전략군 사령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상과 사진을 본 해외 군사전문가들이 흥미로운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7일 “김정은이 北전략군 사령부를 시찰했을 당시를 보도한 TV화면 속에 괌의 美공군 앤더슨 기지 위성사진이 보이는데 해당 사진을 촬영한 시기가 2011년 전후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조선중앙TV 화면 속 괌의 위성사진을 보면 ‘ㄴ’ 형태의 녹지가 보이는데, ‘구글 어스’ 등으로 현재의 괌 앤더스 공군기지를 보면, 이곳은 2012년부터 항공기 계류장 건설을 시작해 더 이상 같은 모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또한 위성사진에는 북쪽으로 건물 한 동이 튀어나온 형태가 보이지만, 2015년 이후 해당 건물은 철거됐고 지금은 주변에 직사각형 형태의 공사 부지가 조성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활주로와 연결되어 있는 일부 도로의 색상도 2011년에 찍은 위성사진에서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舊버전 '구글 어스'에서 볼 수 있는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 2011년 경에 촬영한 사진이다. ⓒ구글 어스 화면캡쳐.
    ▲ 舊버전 '구글 어스'에서 볼 수 있는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 2011년 경에 촬영한 사진이다. ⓒ구글 어스 화면캡쳐.


    ‘미국의 소리’ 방송은 “조선중앙TV에 나타난 위성사진은 화질이 떨어져 더 이상 세부적인 것은 비교할 수 없지만 몇 가지 사실만으로도 최소한 6년 전부터 활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군대에서 이렇게 오래된 위성사진을 두고 군사작전을 논의하는 모습은 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美육군과 해군에서 위성자료 분석을 했던 군사전문가 ‘닉 한센’ 美스탠포드大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대라면 가장 최신 위성사진 정보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하지만 북한은 정찰위성도 없어 이를 보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닉 한센 연구원은 “북한이 최신 사진을 사용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괌 지역을 심각하게 보지 않았던 것 같다”며 “어쩌면 괌 포위공격을 공언한 것도 진지한 행동이 아니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로버트 칼린 美스탠포드大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지난 15일 ‘38노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이 ‘괌 포위 공격’을 공언한 뒤에 실제로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며 닉 한센 연구원의 분석을 뒷받침했다.

  • VOA가 밝힌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의 최근 위성사진.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 VOA가 밝힌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의 최근 위성사진. ⓒ'미국의 소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이 ‘괌 포위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목표 지역에 어떤 전략무기가 운용되는지, 어떤 방어체계를 갖췄는지 파악하려면, 가장 최신 정보를 토대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북한 전략군 사령부가 김정은의 시찰 때에 6년 전 사진을 걸어놓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괌 포위 공격’이 실은 김정은이 또 한 번 말로 협박한 것에 불과할 것이라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 美스탠포드大 국제안보협력센터 연구원들의 지적은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근거 가운데 하나는 지난 9일 김락겸 北전략군 사령관의 발표다.

    당시 김락겸은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형’은 일본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동안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락겸 北전략군 사령관이 밝힌 대로 북한에서 괌 인근 30~40km까지 3,356.7km를 비행하면서 일본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을 지나려면 이 경로 외에는 없다. ⓒ구글 지도 화면캡쳐.
    ▲ 김락겸 北전략군 사령관이 밝힌 대로 북한에서 괌 인근 30~40km까지 3,356.7km를 비행하면서 일본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을 지나려면 이 경로 외에는 없다. ⓒ구글 지도 화면캡쳐.


    웃기는 점은 ‘구글 어스’를 통해 김락겸이 말한 ‘화성-12형’의 비행경로와 거리를 바탕으로 추정해 본 결과 평안남도 신포항 이외에는 적당한 곳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반도 영동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괌에서 더 가까운 경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지난 14일 北선전매체들이 김정은의 전략군 사령부 시찰을 전하면서 한국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눈 점 또한 현재 북한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에 따라 대충 그린 것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