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기관들 당초 예상했던 ‘2020년 ICBM 보유’ 평가 ‘화성-14형’ 발사 후 수정
  •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ICBM급 탄도미사일 '화성-14형'.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ICBM급 탄도미사일 '화성-14형'.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지난 5월 말까지만 해도 국내외 언론에서는 “북한이 2020년까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료, 美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美국방정보국이 “북한이 2018년이면 ICBM 개발을 완료, 실전배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美‘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25일(현지시간) ‘北, 이르면 내년에 ICBM 실전배치: 美정부 관계자가 밝힌 새로운 평가’라는 기사를 통해 美국방부가 북한 ICBM의 기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이르면 2018년에 핵탄두 탑재 ICBM 개발을 완료하고, 美본토에 핵공격을 가할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는 비공개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北ICBM 개발 완료 시기를 2018년으로 평가한 곳은 씽크탱크 같은 곳이 아니라 미국의 3대 정보기관 가운데 하나인 국방정보국(DIA)이었다고 한다.

    美DIA는 당초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토대로 평가, ICBM 개발을 완성할 때까지 2년 정도의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성공을 보고 재평가를 한 결과 예상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DIA의 이번 평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타격할 수 있는 탄두 재돌입 등 핵심 기술들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정보기관이 기존의 예측을 수정한 것과 비슷하다”면서 “북한 ICBM에 대한 美DIA의 새로운 평가는 미국과 아시아 지도자에게 ‘북한 문제를 하루 속히 해결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은 이미 지난 몇 달 사이에 실시한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기본적인 설계를 검증했다”면서 “美DIA는 북한 김정은이 2018년이면 신뢰할 만한 ICBM을 손에 넣을 것이며, 이는 ICBM의 양산과 실전배치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ICBM을 조기에 실전배치할 것이라는 평가는 이미 美국가정보장실(ODNI)에도 전달됐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美국가정보장실(ODNI)의 동아시아 담당부장 스콧 브래이는 ‘정보기관들에게는 북한의 최근 ICBM 시험발사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면서 ‘美정보기관들은 김정은이 美본토를 위협할 실제 능력을 갖게 되는 시기를 예상하는 데 이정표가 됐으며, 지금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정보기관 분석가들은 ICBM 개발 과정에서 난관에 속하는 ‘대기권 재돌입체’를 개발해 내는 것이 북한에게는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27일 정전 협정일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는 ‘대기원 재돌입체’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美정보 관계자들을 인용, “북한은 아직까지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했음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2016년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한 소형 핵무기는 실제 소형 핵탄두라기보다는 체제 선전을 위해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전직 정보요원과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지금까지 실시한 6번의 핵실험에서 측정된 폭발력 규모와 ‘화성-14형’의 사거리, 고체 연료 로켓을 사용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호’ 발사 성공 등을 언급하며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의 사거리와 도달 고도, 2단계 추진 로켓 기술 등으로 볼 때 북한이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대기권 재돌입체’와 관련해 쓸만한 기술을 얻게 될 것”이라는 美정보기관 관계자들의 평가도 전했다.

  • ICBM급 탄도미사일 '화성-14형'이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바라보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ICBM급 탄도미사일 '화성-14형'이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바라보는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美‘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적용한 기술들을 대부분 舊소련의 것을 기반으로 해서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ICBM과 핵무기에 대한 김정은의 집념을 보여준다”면서 “김정은은 궁극적으로 핵 억지력을 보유해 북한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 목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문제는 북한이 ICBM 시험을 성공하고 핵탄두 탑재기술까지 갖추게 된다면, 북한 문제는 한반도 주변국들 사이에서 오산을 불러 일으켜 지역 안정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전직 美정부 관계자와 군사전문가의 말과 함께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지역 내 긴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고조될 것”이라는 존 울프스탈 前백악관 NSC 비확산·군축 담당 선임국장의 우려도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존 울프스탈 前백악관 NSC 비확산·군축 담당 선임국장은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보유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막아야 하며, 이것이 자살행위라는 것을 그들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가 전한 美DIA의 북한 핵전력 평가와 이에 대한 美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은 현재 한국 사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2016년 1월과 9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1년 6개월 사이에 수십 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한 뒤 일본과 미국, 대만, 홍콩까지도 북한 핵공격에 대비한 시민대피훈련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유사한 대응훈련을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