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부 대변인 “그럴 때 아냐, 새 대북제재 준비 중”…中 “평화에 기여” 호평
  • 지난 17일 남북회담 제안을 발표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총재 직무대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7일 남북회담 제안을 발표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총재 직무대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남북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동시 제안한 데 대해 주변국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미국과 일본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고, 중국 정부는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숀 스파이서 美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남북회담 제안에 대한 美정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그건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답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숀 스파이서 美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북한과의 대화에 필요한 조건들 모두가, 현재 우리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변인, 게리 로스 美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 역시 ‘그 문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美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의 남북대화 제의와 관련해 시기 등에 대해 기류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또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CNN 등 美언론에 따르면, 美뉴욕을 방문 중인 마루야마 노리오 日외무성 대변인은 남북 회담 제의한 질문을 받자 북한이 최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음을 언급하며 “이제 상황은 새로운 단계”라며 “지금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 압박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고 한다.

    마루야마 노리오 日외무성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현재 석유 금수조치 등 새로운 대북제재를 검토 중”이라며 “어떤 대북제재가 가장 성공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반면 북한의 ‘후원자’로 불리는 중국은 한국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루캉 中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남북회담 제의 소식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화해 협력을 추진하고 상호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한반도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남북 회담 제의는 한반도 정세완화에 도움이 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나 EU 등 다른 국가의 반응은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회담 제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고, 중국을 비롯한 전체주의 국가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함께 동아시아 삼각 동맹을 이루는 미국과 일본이 남북회담을 통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으며, 지금은 더더욱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지적한 점은 향후 문재인 정부와 미국·일본 간의 갈등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선제적인 남북대화 추구가 한미일 동맹을 미일 동맹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