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불참 의사 밝히자 비판 잇따라… 민병두 "끝날 무렵 독상 욕심"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DB

    홍준표 대표가 오는 19일로 예정된 영수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히자,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선명한 야당을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에 반발한 홍 전 대표가 '공공의 적'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16일 청와대가 5당 대표에 제안한 영수회담에 불참하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홍 대표는 "영수회담 제안에 확답하지 않았다. 한·미 FTA 때문"이라며 "이번 5당 대표 회담을 하면 그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고, 정권 출범 첫 대면에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2011년 제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 민주당 등 야당의 극렬한 반발 속 강행한 한미 FTA를 두고, 당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제2의 을사늑약이니 매국노니 하며 저를 비난했고 재협상을 주장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미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를) '1년에 한국에 300억달러 이상 이익을 안겨주는 불공정한 협상'이라며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대안으로 한미 FTA와 직접 관련이 없는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태도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야당 또한 홍 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대통령 회동에 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앞서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한다는데, FTA가 왜 조건이 되는가"라며 "(홍 지사의 회담 거부는) 독상 욕심"이라고 비꼬았다.

    민 의원은 "여야 5당대표회담이 끝날 무렵 제1야당 대표와 단독면담 5분이라도 달라는 것"이라며 "돌아가서는 단독영수회담이라도 한 양 부풀려서 언론플레이 할 거고, 정치 참 후지게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1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나라에 중대한 사항들이 생겼을 때는 누가 몇 년 전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에 뭐가 가장 좋은 방안인지 찾는 논의의 테이블에 나오셔야 한다"며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시는 분이라면 개인적인 감정보다 나라를 우선 생각해주셔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원내대표를 내보낸다는 (홍 대표의) 말씀은 답답하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원수로 국제무대에 나가서 정상외교를 하고 돌아온 결과를 국민들께 설명하겠다는 것이니 국민의 대표인 당 대표들에게 하는게 맞다"고 했다.

    이처럼 여야 모두의 비판속에서도 홍 대표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것은 선명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FTA와 원전 문제를 함께 거론, 아젠다 싸움의 주도권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다른 해석으로는 1:1구도를 원하는 홍 전 지사로서는 5당이 한꺼번에 모이는 회동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 대한 '무시전략'을 쓰고 있다. 당 대표 취임 후에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만 예방한 사례가 있다. 대선 당시 홍 대표는 국민의당에 대해 "민주당의 2중대"라 했고,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의 기생정당"이라 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