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의 소통 부족" 우려 팽배, 대선 조작 파문에 따른 대책 시급
  •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출국을 환송하는 모습. ⓒ뉴시스
    ▲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출국을 환송하는 모습. ⓒ뉴시스

     

    대선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정부여당이 '피의자' 국민의당을 놓고 하나 된 의견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장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국민의당을 향한 지도부 말이 다르고, 중진 의원 말이 다르다. 정부여당의 소통 부재를 우려하는 정치권의 시선이 팽배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당 죽이기'에 팔을 걷었다. 추미애 대표가 지난 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언급한 '머리자르기(박지원·안철수 책임회피론)' 발언이 그렇다. 추미애 대표 발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원식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용서 못할 범죄"라고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지도부와 궤를 달리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부의 자중을 촉구한 것이다. 4선 설훈 의원은 지난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당 지도부가 국민의당을 몰아치는 게 현명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선 이종걸 의원 역시 1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추미애 대표의 과장된 표현이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3선 우상호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을 향한 민주당 내부 엇박자 발언에 민주당원들은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언행이나 중진 의원들의 언행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국민의당을 향한 민주당의 목소리가 여러 갈레 나뉜다면 당원은 물론, 여론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의 분위기도 민주당 내부 사정과 딱히 다르지 않다. 당초 청와대는 추미애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이 있던 날 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 등 반발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익명을 요청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곤혹스러움도 잠시 청와대의 입장은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일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지방선거가 있는데 우리가 무르게 처리한다면 네거티브 의혹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당청의 이러한 모습은 정치권의 비판을 직면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도 그렇고, 청와대도 그렇고 국민의당을 향한 확실한 대응책이 없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청 간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당청이 지속적으로 국민의당 관련 의견 불일치의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권의 비판은 더욱 팽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민의당은 대선 조작 관련 정부여당의 강공으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국민의당의 위기는 '국회 파행'을 뜻하기도 한다. 새로운 정치 국면을 만들기 위한 당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