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北미사일 최대 사거리 6,700km로 알래스카·하와이 공격 가능”
  • 북한이 5일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직전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5일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직전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일 오전 9시 40분경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높다고 美언론들이 과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美CNN 방송은 “미군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에는 KN-17을 발사했을 것으로 분석했지만, 추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단계 로켓이 점화돼 30초 동안 더 비행한 것을 찾아냈다”는 美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美정부 관리는 CNN에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지기 전까지 880km 넘게 더 비행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美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조나단 맥도웰 박사를 인용해 “미군의 초기 분석 결과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은 지난 5월 13일 발사한 ‘화성-12호’와 같다는 가정 하에서 나온 것이지만, 실제로는 2단계 추진체가 포함돼 있어 훨씬 빠르고 높이 날아갔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조나단 맥도웰 박사는 “북한 탄도미사일이 고도 2,802km까지 상승했고, 933km를 39분 동안 비행했다면, 속도는 2만 2,000km/h였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이 미사일을 최대 사거리 각도로 발사할 경우 6,5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한다.

    조나단 맥도웰 박사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수치는 美국방부가 정의하는 ICBM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美민간단체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빗 올브라이트 박사를 인용해 “美태평양 사령부가 발표한 대로 북한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 37분과 비행거리 950km가 맞다면 이는 ICBM에 분명하다”고 전했다.

    데이빗 올브라이트 박사는 “5,500km 이하의 사거리를 가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는 주장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 미사일이 정상각도로 발사된다면 최대 사거리는 6,700km 가량으로 美영토 가운데 알래스카, 하와이 일부 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다만 美본토에는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빗 올브라이트 박사는 “美태평양 사령부의 초기 발표가 바뀌지 않는다면 북한은 ICBM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미사일 기술이 예상보다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화성-14형’은 지난 5월 13일 발사한 ‘화성-12형’의 파생형일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 북한이 5일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5일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다른 의견도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핵탄두’를 탑재하고 6,700km를 비행할 수 있는 미사일인지 의문”이라며 “북한의 ‘화성-14형’이 1톤 무게의 핵탄두가 아니라 무게가 거의 안나가는 모의 탄두를 탑재했다고 가정하면, 최대 사거리는 5,000km에 불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마커스 실러 박사는 러시아가 과거 SLBM의 첫 시험발사 성공 후 실전 배치까지 9년이 걸렸고, 미국이나 중국 또한 10년이 걸렸던 과거를 내세우며, 북한이 ICBM 개발을 완료했다는 의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정부는 조만간 북한의 ‘화성-14형’ 발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쨌든 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 문제가 이제 공식적으로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최대 사거리 6,700km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오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가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군사·외교적인 측면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