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경색은 정치군사적 문제…스포츠 교류 통한 해빙은 순진한 착각
  • ▲ 지난 6월 23일 당시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는 장웅 北IOC 위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23일 당시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는 장웅 北IOC 위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태권도로 알려진 ‘ITF(국제태권도연맹)’ 선수단과 함께 한국을 찾았던 장웅 北IOC 위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은 없다”고 다시 못 박았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4일 장웅 北IOC 위원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장웅 北IOC 위원은 “남북 스포츠 교류가 성사될 때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아 나왔다”는 ‘미국의 소리’ 방송 측 질문에 “남쪽에 오니 기자들이 그런 질문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좋게 말하면 천진난만하고 나쁘게 말하면 절망적”이라면서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포츠나 태권도가 어떻게 북남 체육교류를 주도하고 물꼬를 트느냐”고 반문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북남 간의 정치적 장애는 스포츠 교류로는 절대 풀리지 않는다”면서 “북남 관계를 정치 문제부터 해결하기 전에 스포츠로 푼다는 것은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고 기대가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남쪽 정치인이나 문화인들이 그런 교류를 해보자고 제안하는 것은, 좋은 의미에서 하도 답답하니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정치적 문제부터 빨리 풀어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고 설명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이런 문제는 좀 더 공부를 해야 할 일”이라며,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 경색을 풀겠다는 주장을 하는 한국 정치인과 체육계 인사, 언론을 폄하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다시 말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남북 올림픽 단일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뒷이야기를 IOC위원들하고 따로 2번 토론을 하고 다 했다”면서 “그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좋은 시절에도 올림픽 선수단 입장 공동행진 한 번 하는 거를 위해 호주 시드니에 가서 김운용 선생(당시 韓IOC위원)과 7번을 만나고, 사마란치 前IOC위원장을 만나서 성사를 시켰다”면서 “지금 정세균 의장 말마따나 (남북관계가) 살얼음판 기어가고 있는 형편에서 남북 올림픽 단일팀을 한다는 말 자체가 우습다”고 비판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일부 한국 언론이 “ITF 시범단이 한국에 온 것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고 말하는 것을 두고도 “그건 세계태권도연맹(WTF)과 ITF(국제태권도연맹)라는 국제기구 사이의 거래”라고 반박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인터뷰에서 한국 방문 소감을 묻자 “2007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10년 전보다 북남관계가 더 딱 얼어붙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좋던 세월 다 지나쳐 버리고 더 얼어붙었다”고 주장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지금 북남관계가 얼어붙은 것은 미국과 지난 10년 한국에서 보수 정권이 집권했기 때문”이라며 “좋던 시절, 10년을 허비했다”고 거듭 한국과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장웅 北IOC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감’에 대해서는 “지난 10년 동안의 타성이 있는데 한두 달에 그걸 어떻게 하겠느냐”면서도 “제 직분에 타당치 않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않고 간다”고 덧붙였다.

    장웅 北IOC위원이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문재인 정부와 한국 일부 언론이 기대하는 2018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은 물론 스포츠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경색해소 주장에도 찬물을 끼얹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장웅 北IOC위원이 현 정부를 평가한 태도는 “남북대화와 대북제재를 병행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략이 쉽게 시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