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들 “김일성 생일 전부터 시작, 김일성 사망일까지로 연장…수시로 검열”
  • 주민들이 탄 써비차를 검문하는 북한 군인들. 北노동당은 올 초부터 북한주민들에게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北전문매체 '뉴포커스' 화면캡쳐.
    ▲ 주민들이 탄 써비차를 검문하는 북한 군인들. 北노동당은 올 초부터 북한주민들에게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北전문매체 '뉴포커스' 화면캡쳐.


    북한 당국이 올 초부터 시행한 주민 이동금지령을 7월 8일까지 또 연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 28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은 “당국이 정세불안을 이유로 주민 이동금지령을 내린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이번처럼 장기간 이동금지령을 내린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김일성 생일 행사를 구실로 4월 초부터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시켰고, 5월에는 남북 군사적 긴장 상태를, 6월에는 농촌동원과 가뭄막이를 구실로 해서 주민들의 이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는 농촌동원이 끝난 6월 20일부터 김일성이 죽은 날인 7월 8일까지를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해 주민들의 이동을 더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숙박 검열과 주민신고 검열을 수시로 벌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양강도 혜산시에서 특별단속 첫 날인 6월 20일, 위연역 주변과 혜산역 주변의 민가들을 대상으로 기습적인 숙박 검열을 했다고 한다. 이때 혜산역 주변에서만 출장 목적이 불분명한 북한군 20여 명이 체포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낮에는 국토환경보호 명목의 산사태 예방 공사와 가뭄 극복을 위한 농작물 물주기에 동원돼 피곤해 죽겠는데, 밤이면 숙박 검열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자강도 소식통은 “주민들은 농촌동원만 끝나면 이동이 허용될 줄 알고 기다렸는데 7월 8일까지 특별단속기간이 또 선포됐다”면서 “7월이 되면 또 특별경비주간을 발령해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데다 장마당도 오후 4시부터 9시까지만 문을 연다”면서 “주민 이동금지 때문에 장마당을 통한 물류, 자금회전이 중단돼 주민들은 생계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이동 통제로 장사가 안 돼 서민은 물론 중산층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당국에 대한 불만이 크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장마당을 개방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허용하지 않으면 김정은을 향한 불만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왜 주민들의 이동금지령을 계속 연장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 언론이 보도한 ‘김정은 암살·실각 계획설’을 비롯해 한미연합사의 ‘참수작전’ 계획 등으로 인한 김정은의 불안감이 커져 북한 주민들을 옥죄는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