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지금으로부터 67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암호 ‘폭풍’이 북한군 전군(全軍)에 하달되고, 북위 38도선 전역에 걸쳐 남침(南侵)이 개시된다. 당시 대한민국 서울 인구는 약 144만 6천 명. 사흘만에 서울이 적(敵)의 수중에 들어가고 만다. 당시 약 40만 명의 서울 시민이 서울을 빠져나갔다고 전한다. 이른바 ‘피란’(避亂)이다.
    그리고 3개월 후인 9월 28일에야 서울이 수복(收復)되었다.

      북진(北進)을 거듭하여 압록강까지 진출했던 국군과 유엔군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눈물의 후퇴를 한다. 1951년 1월 4일 재차 서울이 적(敵)에게 떨어졌다.
    ‘1·4후퇴’다. 이때 서울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던 시민들이 약 126만 7천 명이라고 한다.
    거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과 ‘바닥 빨갱이’를 합해 약 18만 명만이 서울에 남았다고 하는데...
      이런 일은 왜 벌어졌을까? 한 마디로 저들의 세상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었단다. “당해보니 알겠더라...”


  •   그때를 회상하며 어느 현자(賢者)께서 아주 극적(劇的)인 표현의 말씀을 남기신 바 있다.
      “...인민군 점령하의 3개월은 북한 체제의 현실을 깨닫게 한 값비싼 체험이 되었다.
    경찰의 몽둥이로도, 부모의 눈물로도 어쩔 수 없던 ‘좌익소아병’(左翼小兒病)에서 수많은 지식인·젊은이들이 이때 벗어났다...”

      세월은 흐르고, 이 나라 국민들은 전란(戰亂)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허리띠를 졸라맨 채
    온갖 역경을 헤쳐 나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대대로 내려오던 ‘보릿고개’를 넘어
    끼니 걱정은 하지 않을만큼이던 시절이 왔다.
      그 즈음 동네 골목에서는 국민학교 다니는 또래들이 모여 딱지치기, 구슬 따먹기, 비석 맞치기 등의 놀이를 하곤 했다. 그 또래들 중에 힘이 제일 약한, 그래서 싸움을 하면 늘 상 얻어터지던
    아이는 여러번에 걸쳐 코피를 닦다가 마침내 깨달았다.
    동네에서 가장 힘이 센, 싸움을 제일 잘하는 녀석을 친구로 삼으면, 그래서
    그 녀석이 내 편을 들어주기만하면 다른 애들한테 얻어터지지 않는다는 원리(?)를...

      그런 일이 있은 후 한참 지나, 그 아이는 중년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나라를 세우고 지키는데 맨 앞에 섰던 할아버지가 때론 어르기도 하고 때론 똥배짱(?)을 부려가면서 양키나라를 엮어 ‘동맹’(同盟)이란 걸 맺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어찌어찌하여 나라 형편이 제법 괜찮아졌다.
    배 곯으며 뼈 빠지게 일만했던 할애비·애비들과는 달리, 아들·손자들은 너무 많이 처먹어서인지 편안해서인지 간(肝)이 붓거나 아예 간(肝)이 배 밖에 나오는 경우가 허다해지기 시작했다.

      67년 전 당시에는 보도 듣도 못했던 ‘땅크’... 그걸 앞세우고 이 나라를 침범했던 전쟁 범죄자의 손자 돼지새끼가 건재하다는 사실이 개무시되고 있다. 그 무리가 북녘 인민들의 고혈을 빨아서 만든 핵미사일이 이리저리 날아다녀도, 이 나라를 불바다로 만든다고 협박을 해대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돼지새끼가 핵무기를 손아귀에 넣었다며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데도, “말로 하면 해결 된다!”는 허언장담(虛言長談)이 힘을 얻고 있단다.
      또한, 그동안 할애비와 애비들이 피땀 흘려 벌어 어렵사리 채운 곳간을 자랑하면서,
    세계에서 몇 째 안가는 ‘경제 대국’을 읊어대고 있다.
    요즈음은 그 곳간을 어찌 털어먹을까 궁리가 요란하다고.

      그러나, 뛔놈과 로스께, 그리고 왜놈에 둘러싸여 있고 저 태평양 건너에 양키나라가 있는
    아시아의 동쪽 ‘동네’에서는 자신이 쪽수와 군사력과 곳간 크기에서 단연 ‘꼴찌’라는
    불편한 진실에 거의 둔감(鈍感)하다. 북녘의 돼지새끼마저도 인민들이 굶어죽던 말던,
    “양놈만 없으면, 당장 어찌 해 볼 건데...”라며 공개적으로 벼르는데 말이다.

      =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현무-2C 탄도미사일[사거리 800Km] 발사 시험을 참관한 뒤 “나는 대화주의자이지만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하며 표용정책도 북한을 압도할 안보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
      백번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다섯 차례의 핵실험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핵미사일 시험을 수 십번에 걸쳐 요모조모로 해 오고 있는 북녘의 돼지새끼가 과연 이 말씀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혹여...  “개우 800Km라, 얼라들 장난감 같은 걸 갖고... 놀구 있네!”
      즈그 할애비가 전쟁 범죄를 저지른지 67년, 그날에서 이틀이 모자란 날이었다.

  •   북녘 돼지새끼가 ‘당장 어찌 해보려는데’ 가장 걸림돌이라는 양키나라의 한 젊은 대학생 장례식이 며칠 전 엄수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 젊은이는 멀쩡히 걸어서 북녘 땅에 들어갔다가,
    혼수상태로 들것에 실려 자기네 땅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급기야 사망하고 말았다.
    양키나라 국민들의 북녘 돼지새끼에 대한 분노(憤怒)가 하늘을 찌르고 있단다. 그런데...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북한 응원단도 참가해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세계인의 박수 갈채와 세계평화 증진”... 자기 나라의 멀쩡했던 젊은이를 죽여서 내보내고, 자기 나라를 핵미사일로 타격하기 위해서라며 이른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시험을 했다는 돼지새끼의 졸개들과 단일팀을 만들면 그 나라 국민들이 박수를 칠까? 그리고 ‘세계평화’는 증진될까? 물론 그때 가 봐야 알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단일팀 제안’...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양키나라 군인
    13만 7,200여명[전사 3만 6,574명]이 피를 뿌린 그 전쟁이 시작된지 67년째 되는 그날에서 하루가 모자란 날이었다.

  •   양키나라를 엮어 ‘동맹’을 맺은 할아버지의 말씀이다.
      “평화주의는 현실 도피에 불과하며... 그들은 자신의 굴종으로써 침략자들을 사실상 고무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관을 약 19분간 포위하는 ‘인간 띠 잇기’가 진행됐다... 사드 반대집회를 주최한 곳은 ‘사드 한국배치 저지 전국행동’입니다... 성주 주민들도 포함돼 있지만, 민노총이 주축입니다. 제주 해군기지에 반대했던 단체도 참여했습니다. 노동계·교육계·종교계가 총 망라된 모습입니다...”

      1950년 6월 25일로부터 67년에서 하루가 모자란 날,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저들이 지난날 ‘촛불’을 주도했던 세력이란 걸 굳이 밝히고 싶지는 않다.
    ‘촛불’을 아끼는 분들이 누구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저들이 내뱉는 ‘사드 배치 반대’가 궁극적으로 양키나라 군대에게 “이 나라에서 떠나라!”는 소리라는 사실을 지적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그 할아버지의 말씀은 계속된다.
      “종교적 신념과 인도주의적 원칙에 입각해서 같은 인간을 향해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는
    ‘양심적 병역 기피자들’도 나는 존경한다. 그러나 국토 방위, 국가의 명예, 국가의 독립을 위한
    전쟁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쟁이라면 무조건 반대하여 싸우는 그런 투쟁적인 평화주의자들은 '제5열(fifth columnist:간첩)'들과 마찬가지로 위험하고 파괴적인 존재라고 나는 믿는다.
    그들의 동기는 다를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부지불식간에 자신들의 국가에
    불행을 자초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들은 호전적 국가가 침략전쟁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침략성이 전혀 없는 그들 자신의 국가가 국토방위를 위해 대비하는 것조차 방해하고 있다...”

      나쁜 역사는 과연 반복되는가? 반복된다면, 그 이유가 그 ‘나쁜 역사’에 대한
    무지(無知)·망각(忘却), 그리고 무시(無視) 때문은 아닐는지...

      ‘땅크’를 앞세운 전범(戰犯)에 의해 이 민족과 이 땅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던
    그 전쟁이 시작된지 67년이 되는 날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창밖에는 오랜 가뭄 끝에 반가운 단비가 내리다 그만 그쳐 버렸다. 언제 다시 내리려나...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