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자사고 폐지한다고 사교육 줄지 않아”...29일 대규모 반대집회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 중 하나인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폐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 정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를 명분으로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을 강행한다면,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 맞는 인재를 길러내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재정 경기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은 잇따라 외고·자사고 폐지를 선언해 논란을 빚었다.

    새정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진보교육감들이 특목고 폐지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학부모들의 대응도 구체화되고 있다.

    민족사관고, 광양제철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등 5곳의 자사고 학부모들은 18일, 정부와 진보교육감의 일반고 전환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고,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를 다졌다.

    이들 학교는 2001년 김대중 정부가 고교평준화 정책의 역기능인 교육의 획일성을 보완하고, 고교 교육의 다양화를 추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원조 자사고들이다.

    학부모들은 각 언론사에 ‘자사고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부와 진보교육감들이 내세운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사고 폐지를 논하는 이들이 사실을 터무니없이 왜곡하고 있다”며, 자사고 설립의 배경과 취지, 현행 신입생 선발 방식을 편견 없는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봐 줄 것을 호소했다.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과 상관없이 정원의 1.5배수를 추첨으로 선발한 뒤,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자사고 진학 준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이라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

    자사고 입학전형에서 지필평가와 교과지식을 묻는 면접이 사라진 것은 2010년대 초다. 입학전형이 개선되면서 자사고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주장 역시 상당 부분 설득력을 잃었다.

    학부모들은 “명문대 입학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자사고를  ‘대학입시 준비기관’이라고 비난하는 것 역시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사고의 명문대 입학률이 높은 이유는, 실력에 큰 편차가 없는 학생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외고·자사고'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점을 찾아야지, 무작정 폐지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과 별도로 자사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도 19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민원실을 찾아와, 조희연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2일, 자사고 폐지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26일에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국의 외고 학부모들과 공동으로 대정부 반대 집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도, 사교육 과열의 책임을 자사고나 외고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논리가 빈약하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외고 및 자사고 폐지를 강행한다면, 고교 교육의 획일화와 전체 공교육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외고·자사고 폐지는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가로 막는 것”이라며, “학생을 똑같은 잣대로 키우고, 획일적인 수준으로 양성한다는 것은 문제다. 오히려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로 나가거나,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강남에 있는 우수한 학교에 학생들이 집중되는 역기능이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