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미국 금리 역전 상황 우려… 위기상황 조성으로 야권 압박할 묘책에만 '급급'
  •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대화하는 모습.ⓒ뉴시스
    ▲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대화하는 모습.ⓒ뉴시스

     

    민주당이 작년 4·13 총선과 지난 5·9 대선 때 국민들께 강조한 '유능한 경제정당' 기치가 빛을 바랜 모양새다.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추가인상 조짐에 어떠한 대응책도 선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오는 13일부터 14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자칫 한계 가구 및 기업들은 대규모 파산을 직면할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및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내 현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진단은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직시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미국 금리인상이 1회에 그치지 않고 연내 추가 인상조치가 있다면 국내 금리와 미국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25%인데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만약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대외변수로 인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 경제는 매우 큰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우리 경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 언젠가 닥칠 금리인상의 파고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야당은 민생과 실업 해소를 위한 추경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할 뿐이었다.

    그래선지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향한 정치권의 질타가 빗발쳤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이 꺼낸 추경안이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대비책일지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라면서 "이렇게 되면 추경의 정체성이 불분명하지 않나. 추경의 골자가 공무원 확충인지, 민간 일자리 창출인지, 미국 금리인상 대안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 성향의 야당인 정의당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추경안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정부의 추경안에는 정의당이 주장한 '특수활동비 축소'의 확대실시가 제외됐다. (또) 안정적인 공약 실행을 위한 재원마련대책도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이 국회의 추경안 통과를 위해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예로 들며 야당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추경안에 대해 야당들이 일제히 반발하지 않나"라면서 "민주당이 야당을 설득하기보다는 우려스러운 상황들을 끄집어내서 위급한 상황을 조성하려는 것 같다. 이는 민주당이 강조했던 '협치'와 어긋나는 행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