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수석, 이례적으로 "콘서트 파행 유감" 직접 발표
  • ▲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사진 오른쪽)이 13일 용산 연합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대통령의 왼쪽은 임호영 연합사부사령관이다. ⓒ뉴시스 사진DB
    ▲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사진 오른쪽)이 13일 용산 연합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대통령의 왼쪽은 임호영 연합사부사령관이다. ⓒ뉴시스 사진DB

    청와대가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의 파행과 관련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연합사에 가서 연합사 한미장병들의 노고에 사의를 표했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례적으로 직접 유감을 표명했다. 이달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돌발 악재의 조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영찬 소통수석은 13일 오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처해 "주한미군 2사단의 100주년 콘서트 파행 사태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한미군 2사단은 6·25 전쟁 때 우리나라에 투입된 첫 미군 부대로, 내년 부대 이전을 앞두고 있었다"며 "감사와 환송의 마음으로 준비된 의미 있는 행사가 파행된 것은 유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소통수석이 청와대와 직접 연관 없는 특정한 사회적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청와대가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미칠 여파에 대해 그만큼 신경쓰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일 의정부시는 관내에 본부를 둔 미2사단의 창설 100주년을 맞아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콘서트를 마련했다. 이 콘서트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토머스 밴달 미8군사령관 등 미군 간부와 장병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초대가수들의 잇단 불참으로 콘서트는 파행을 맞았다. 노동당 등 일부 원외정당과 민주노총 등 사회단체가 집요한 반대운동과 규탄시위를 전개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민주당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분심은 강물에 씻고 은혜는 돌에 새긴다'고 했다"며 "우리 한국이 삶의 관계에서 분심은 깊이 새기며, 은혜는 기억하지 못하는 배은망덕한 나라로 비난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회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과 아스트리드 벨기에 공주의 예방 등으로 긴박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한미연합사를 급거 방문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용산 연합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작성한 방명록.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용산 연합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작성한 방명록. ⓒ뉴시스 사진DB

    정권 출범 이후 이른바 '촛불청구권'이 횡행하는 분위기 속에서 반미 감정이 분출되는 것을 '정권과 무관한 사회 일각의 분위기'로 선 긋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의 한미연합사를 찾았다. 앞서 브룩스 사령관이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만 만났을 뿐 문재인 대통령은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은 이에 대한 답방의 성격도 있는 셈이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민구 국방부장관, 임호영 부사령관과 함께 연합사 본청 사열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영접했다.

    방명록에 '평화로운 한반도, 굳건한 한미동맹,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이라고 쓴 문재인 대통령은 이후 구두 메시지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연합사 지휘통제소에 간부들의 박수 속에서 입장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6·25 전쟁 이후 60년 넘게 북한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억제했다"며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기틀이 됐다"고 천명했다.

    이어 "한국군과 미군은 한국전쟁 이후 월남전·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각지에서 함께 피흘리며 세계평화에 기여했다"며 "군사안보부터 사회·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고,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연합사 한미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연합사 및 한미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건승과 무운장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We Go Together"를 선창했고, 브룩스 사령관을 비롯한 연합사 간부들은 일제히 우리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치며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