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6일, 1월 27일, 2월 14일, 3월 30일, 4월 11일 대화 내용 증언
  • 美주요언론들은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의 증언내용 전문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 증언은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 수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美공영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주요언론들은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의 증언내용 전문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 증언은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 수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美공영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해임당한 제임스 코미 前연방수사국(FBI) 국장의 美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가 8일(현지시간) 열린다. 제임스 코미 前FBI 국장은 청문회에 앞서 7일(현지시간) 자신의 증언 내용을 서면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CNN, ‘뉴욕데일리뉴스’, NPR 등 대부분의 美언론은 제임스 코미 前FBI 국장이 공개한 증언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2017년 1월 6일 브리핑, 1월 27일 만찬, 2월 14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회의, 3월 30일 전화 통화, 4월 11일 전화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요약해 공개했다.

    2017년 1월 6일 제임스 코미 당시 FBI국장은 도널드 트럼프美대통령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장소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 용건은 FBI 현안 브리핑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다른 美정보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있었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당시 FBI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측이 美대선에 개입, 방해하려고 애쓴 흔적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정보기관 수장들은 ‘외설적’이라거나 ‘입증이 되지 않았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정황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하는 것을 중요한 사안으로 취급했다”면서 “나는 국내 방첩을 담당하는 FBI의 책임자로써 국가정보장(DNI)에게 관련 사실을 어떻게 보고할지 물었고, 그와 나는 FBI가 맡은 분야에 대해 보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FBI의 방첩 임무와 그 어려움에 대해 설명한 뒤 “이날 브리핑을 준비한 FBI요원들은 美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정황에 대해 보고하려 했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개인과 러시아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지난 1월 27일 만찬에서 있었던 일도 밝혔다. 그는 트럼프 美대통령과 오후 6시 30분 美백악관 그린룸에서 만찬을 가졌다고 한다. 당초 코미 前국장의 가족도 초대받았지만, 이날은 그 혼자 참석했고, 가족까지 참석하는 만찬은 뒤로 미뤘다고 한다.

    그린룸 중앙에 놓인 탁자에는 해산물과 음료가 놓였고, 2명의 해군 병사들이 서빙을 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FBI국장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이를 자신의 자리에 대한 정치적 설명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그는 이 말이 행정부로부터 일정 수준 독립성을 가진 FBI의 전통적 위상을 흔들까 매우 우려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만찬 도중에 자신에게 1월 6일 보고한 내용 가운데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시도 정황을 부정하면서, “러시아가 美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내도록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시였다. 이에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정황 수사는 대통령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며, 우리도 그런 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자신의 임기가 10년으로 보장되어 있음을 상기시키고, 자신의 임무를 매우 사랑한다는 뜻을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美대통령은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며, 충성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이후 대화가 끊어지면서 시작된 침묵이 두려웠다고 밝혔다. 곧 대화 주제는 다른 것으로 바뀌었지만 만찬은 금방 끝났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의 증언을 보면, 그는 이때부터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에 따르면, 2월 14일 美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대테러 회의에서도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집무실에는 트럼프 美대통령과 그의 책상 앞에 반원형으로 놓인 6개의 의자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 니콜라스 라스무센 국가대테러센터(NCTC) 센터장이 앉아 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美대통령은 그 전날 사임한 마이크 플린 前NSC보좌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은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관계자들에게 말한 것은 아무 잘못이 없다”면서 라이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방에 들어올 때까지 기밀유출 논란에 대해 몇 분 동안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다시 나가자 트럼프 美대통령은 말을 이으며 “플린은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면서 “나는 그가 이대로 떠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美대통령의 이야기가 끝난 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선임 요원들에게 “2016년 12월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대사와의 대화에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기밀이 아닌 정보 범위 내에서 대통령을 이해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지시를 하면서도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대통령의 지시로 인해 FBI 수사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했다고 한다.

    3월 30일에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러시아와 대선 캠프 간에는 그 어떤 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현재 빠르게 수사를 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말처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겠느냐”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 美대통령은 동의하면서 “우리는 확실한 사실을 필요로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은 4월 11일 트럼프 美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그와는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이 사전에 배포한 서면 답변은 8쪽 분량이다. 하지만 그가 美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할 말은 분량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이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갑자기 경질된 이유로 꼽히는,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커넥션’은 현재 특별검사가 수사하고 있다.

    제임스 코미 前FBI국장의 증언이 트럼프 정부에 어떤 타격을 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일부 언론과 美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 증언을 통해 ‘탄핵’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상·하원을 美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으며, 설령 ‘탄핵’이 된다고 해도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는 특별검사의 수사가 끝난 뒤부터 시작되기에 1년에서 2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