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동맹·GGGI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라스무센 합작품
  • ▲ 외국 정상과의 통화 외교를 펼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사진DB
    ▲ 외국 정상과의 통화 외교를 펼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덴마크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치적인 '녹색성장동맹'과 GGGI(글로벌녹색성장기구)를 화두로 환담을 나눴다.

    국내정치에서는 4대강 사업을 향한 정책감사 지시 등으로 이명박정부의 치적을 부인하려 하는 반면 국제정치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승계하려 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오후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와 정상간 통화를 가졌다.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은 세계 최초로 가치 기반 녹색성장동맹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기후변화 등 글로벌과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라스무센 총리도 "덴마크 역시 한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렇게 양국 정상 간의 통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끈 화두인 '녹색성장동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지난 2011년 5월 체결됐다.

    당시 덴마크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녹색성장동맹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양국 간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수소연료전지차와 녹색건축·연료전지 등 9개 분야에서의 MOU가 수반되는 외교적 쾌거를 이뤘다.

    덴마크 자유당 총재인 라스무센 총리는 2007년 자유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2009년부터 총리에 취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에도 총리로 재직 중이었다. 라스무센 총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세계 최초의 녹색성장동맹'을 체결한 당사자였던 것이다.

    이후 2011년 9·15 총선에서 자유당은 덴마크 제1당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연정파트너들이 참패하며, 제2당인 사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좌파 연립이 형성돼 라스무센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 4년간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냈다.

    2015년 6·18 총선에서 다시 자유당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우파가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연립이 형성돼, 라스무센 총리는 다시 총리의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재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라스무센 총리의 첫 임기 중에 체결됐던 '녹색성장동맹'을 거론한 것은 통화외교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이끄는데 크게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치적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외에도 이날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또다른 치적인 GGGI를 거론하기도 했다.

    GGGI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본부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는데 성공한 국제기구다. 2009년부터 비영리재단을 설립해 사전 정지 작업을 거쳐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설립에 관한 협정'을 이끌어낸 끝에, 지난 2012년 10월 서울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협정 제2조에는 'GGGI의 본부를 대한민국 서울에 둔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덴마크의 제1야당 총재였던 라스무센 총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서울에서 열린 창립총회에 참석해 GGGI의 초대 의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라스무센 총리가 한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녹색성장기구의 의장 수임을 통해 GGGI가 국제기구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여해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의 발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라스무센 총리는 "녹색글로벌목표를위한연대(P4G) 구상에 여러 정상들과 협의를 하고 있으며, 2년마다 회의를 개최할 생각"이라며 "첫 개최지로서 한국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싶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