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WP “취임 후 정보기관에 호감 갖게 됐지만, 정보기관이 그를 싫어할 듯”
  • ▲ 일일 기밀브리핑 전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영상캡쳐.
    ▲ 일일 기밀브리핑 전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영상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일일 기밀 브리핑이 美언론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美‘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9일(현지시간), 美정보기관 수장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낸 트럼프 美대통령의 일일 기밀 브리핑 스타일에 대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듣는 일일 기밀브리핑은 미국의 17개 정보기관이 취합한 주요 정보 가운데 가장 예민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골라 보고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50년 넘게 시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지금까지 알려진 적이 없다. 다만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가 선호하는 식으로 내용이 길어지거나 그래픽이 추가되는 등으로 브리핑 방식이 조금씩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 집무실 책상 위에 다이어트 콜라를 올려놓은 채 주요 정보기관장들로부터 기밀 브리핑을 받는다고 한다. 美대통령이 매일 아침 보고를 받는 기밀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일들 가운데 미국의 국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슈에 대한 것들이다.

    美‘워싱턴포스트’는 정보기관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취임 이후에 바뀌었다는 정부 소식통의 말도 전했다. 당선 이후 취임 전까지는 기밀브리핑을 1~2주에 한 번 꼴로 받았지만, 취임 이후에는 거의 매일 브리핑을 받고 있으며, 관심 또한 높아졌다는 설명이었다.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기밀브리핑을 받는 시간은 보통 30~45분 정도, 장소는 집무실이며,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이끈다고 한다.

    美‘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 된 보고서보다는 지도, 차트, 그림, 영상 등 소위 ‘킬러 그래픽’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는 마이크 폼페오 美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말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 브리핑을 받는 자리에서 종종 말을 끊고 질문을 던지거나 “짧게 요약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보 브리핑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 ▲ 백악관 집무실의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영상캡쳐.
    ▲ 백악관 집무실의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영상캡쳐.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소통수단을 찾아내 보고하려 노력한다. 그게 우리 임무가 맞지 않느냐”면서 “문제의 핵심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려 노력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이크 폼페오 CIA국장은 “항상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기밀 수요자라고 생각한다”며 “그 덕분에 우리는 항상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답을 찾아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했다고 한다.

    댄 코츠 국가정보장(DNI) 또한 “때로는 사진 한 장이 수천마디의 단어보다 낫지 않느냐”며 트럼프 대통령이 장문의 보고서보다 그래픽이나 사진, 영상을 더욱 선호하는 것을 옹호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각적 자료를 더 선호하는 것은 그의 부동산 개발업자 경력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생 청사진과 조감도를 통해 자산을 평가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일일 기밀브리핑에 자주 참석하는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DNI)은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혀져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 또한 美국내 문제의 연장선이라는 인식 아래 바라본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美‘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댄 코츠나 마이크 폼페오 등 美정보기관 수장들은 모두 트럼프가 임명한 사람들이어서 그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기사에서 전반적으로 트럼프 美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기밀 정보 브리핑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해당 기밀의 내용과 민감성, 배경의 뉘앙스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DNI). 백악관 일일 기밀브리핑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영상캡쳐.
    ▲ 댄 코츠 美국가정보장(DNI). 백악관 일일 기밀브리핑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美워싱턴포스트 관련보도 영상캡쳐.


    美‘워싱턴포스트’는 그 근거로 5월 초순에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르략 주미 대사를 만났을 당시 “나는 매일 엄청난 기밀을 보고받는다”면서 테러조직 ‘대쉬(ISIS)’에 대한 기밀 정보를 자랑, 동맹국 첩보원을 위태롭게 만들었던 사건을 지적했다.

    외신들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에게 자랑한 기밀이 요르단 정보기관이 ‘대쉬’에 잠입시킨 요원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몇몇 정부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측에 유출한 민감한 기밀들은 대부분 일일 브리핑에서 얻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美‘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에 美정보기관을 모욕하기도 했다”면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내통’ 의혹이 美정보기관 사이에서 제기되자 ‘독일 나치’라거나 ‘불쾌하다’는 표현을 트위터에 올린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CIA 본부를 찾아가 희생자 추모 벽 앞에서 요원들을 모아놓고 “이 방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 나를 찍었을 것”이라고 연설했던 일을 언급하며, “美정보기관 관계자들 가운데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않을 사람이 많을 것”이며 “그가 외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 기밀을 유출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美‘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일 기밀브리핑에는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댄 코츠 DNI와 함께 H.R.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국방 문제 등 특정 주제에 대한 브리핑이 있을 때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존 케리 국토안보부 장관 등도 참석할 때가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선임 자문인 제라드 쿠쉬너는 종종 옵저버로 브리핑에 들어와 조용히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내통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의 일일 기밀브리핑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