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전북·친문PK·충청 등 지역 안배도 철저… 정무적 의미 강한 듯
  • 청와대는 30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명의 입각을 발표했다. ⓒ뉴시스 그래픽DB
    ▲ 청와대는 30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명의 입각을 발표했다. ⓒ뉴시스 그래픽DB

    새로이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4명이 내각의 각료로 입각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행정자치부장관에 김부겸 의원 △국토교통부장관에 김현미 의원 △해양수산부장관에 김영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도종환 의원을 후보자로 지명한다고 전했다.

    김부겸 의원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서울대를 나와 지난해 4·13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4선 의원이다. 민주당에서는 드문 정통 대구·경북(TK) 출신 정치인이다. 새 정부에서 TK 홀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달래기 위해 입각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져 왔다.

    김현미 의원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여고~연세대를 나온 3선 의원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지역구는 경기 일산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하던 시절 당대표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의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예결특위원장을 지낸데 이어, 이번에는 행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토교통부장관이 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김영춘 의원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동고~고려대를 나온 3선 의원이다. 문재인 대통령, 조국 민정수석과 같은 부산·경남(PK) 친문(친문재인) 본당 세력이라 할 수 있다. 김부겸 의원이 TK, 김현미 의원이 전북 몫인 만큼 PK친문본당 몫으로 입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종환 의원은 충북 청주 출신 재선 의원이다. 19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로 등원한 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친문 핵심 노영민 전 의원이 내려놓은 충북 청주흥덕의 지역구를 새로이 꿰찼다.

    정치권에서는 의원 입각이 대거 이뤄진 것과 관련해, 최근 국무총리·국무위원 인사청문을 전후해 검증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여러 흠결이 드러나는데 따른 자구책의 측면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을 쉽게 가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정치권에서의 검증 강도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현역 의원이 입각하는 것과 관련해, 국회 인사청문·임명동의 과정에서 '낙마'가 된 사례는 헌정 사상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날 지명된 4명의 장관후보자는 국무총리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검증 과정에 사실상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이전 정권의 경제부총리에 의한 임명제청이 선뜻 이뤄질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은 임명직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선출직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대표다. 다소 간의 흠결이 있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이미 국민에 의해 직접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만약 공직을 맡기에 부적절했다면, 이미 선거 과정에서 국민이 직접 낙선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대선 기간 중 제기된 여러 의혹을 취합하면 임명직으로는 임명될 수 없을 정도의 흠결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새삼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국민이 이미 선거를 통해 직접 판단한 것으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역 국회의원의 입각은 인사청문 과정을 순탄하게 돌파한다는 정무적 의미 뿐만 아니라 책임정치와 정당정치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도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역 의원의 대거 입각으로 국무총리·국무위원 검증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도 털어보자'고 했던 문각기동대·달빛기사단 등 이른바 '문빠 댓글부대'들만 모양새가 이상해졌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