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북연료 수출 안 한다” 소문 퍼지면서 연료 가격 급등
  • 北평양의 한 주유소. 북한 내 연료값 급등세는 평양에서부터 시작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평양의 한 주유소. 북한 내 연료값 급등세는 평양에서부터 시작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 내 연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휘발유·경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정부 기관들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이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대북 연료수출을 제한하면서 북한 운송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북한 소식통들의 말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은 “휘발유와 경유가 부족해진 배경에는 외화벌이 기관들의 사재기 경쟁이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중공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휘발유와 경유를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운송업자들의 경쟁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소형 어선은 휘발유를, 대형 어선은 경유를 사용하는데다 5월 농사철이 겹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동시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료 가격이 급등하자 운송업자들은 그 부담을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한다. 트럭을 개조해 버스처럼 운행하는 ‘써비차’들의 경우 군 경계를 한 번 지날 때마다 북한 돈 1만 원을 추가로 받고 있으며, 협동농장들은 밭갈이에 쓸 연료 구입비라는 명목으로 농민들에게 돈을 걷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5월 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연료 값이 2016년 이맘 때에 비해 3배 가까이 올랐다”면서 “연료 가격이 급등하자 더 많은 차익을 얻기 위해 개인과 외화벌이 조직들이 휘발유와 경유를 마구잡이로 사재기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2016년 5월 당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파는 휘발유 가격은 1kg당 4위안(한화 약 660원), 경유는 2위안(한와 약 330원)이었으나, 지금은 휘발유 가격이 12위안(한화 약 1,970원)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2016년에 중국에서 사들인 연료가 상당량 재고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연료 가격 급등은 당장 쓸 것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앞으로 수입이 안 될 것이라는 소식에 너도나도 사재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바다에 나갔던 어선들이 귀항하는 시간이 되면, 부둣가에는 연료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어선들이 잡은 물고기를 중국 어선에 넘기고 그 대가로 휘발유나 경유를 받아들여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기구, 중공 정부기관에서 밝힌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연료수출량은 2017년 3월 이후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中-北 접경지역의 밀무역 수준을 생각하면, 실제로는 대북 연료수출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연료 판매를 제한하고, 노동당 외화벌이 기관과 당 간부가 대부분인 돈주들이 연료를 사재기한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가진 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정책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