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해 전 장관 등 사퇴 권고했지만 조원진은 “홍준표 배신자”
  • ▲ 조원진 제19대 새누리당 대선후보.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조원진 제19대 새누리당 대선후보.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19대 대선으로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가운데 중도·보수표심의 분열이 좌파정권 창출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로의 단일화를 염원한, 이른바 ‘태극기 민심’을 마지막까지 외면하면서 대선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조원진 후보는 선거운동 막판, 권영해 전 국방장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원탁회의 등 보수 원로들의 단일화 호소마저 거부한 채, 오히려 홍준표 후보를 ‘배신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보수분열이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은 18대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4년 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체 유효 득표율의 51.6%, 문재인 후보는 가 48.0%를 각각 얻었다.

    반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중도·보수 표심은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로 갈라졌고, 진보 유권자들은 4년 전과 큰 변화 없이 문재인 후보로 결집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진보 표심의 일부를 얻어갔지만, 분열의 정도는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그것과 비교할 때 한결 약했다. 결국 문 후보는 18대 대선에 비해 약 6~7%의 낮은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 ▲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결과. ⓒ네이버 캡처
    ▲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결과. ⓒ네이버 캡처

    ◆ 보수 원로, 당원 호소도 묵살

    지난 1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권영해 전 장관은 선거일 이틀 전인 7일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언제 당을 만들겠다고 태극기를 들었나, 특히 조원진이라는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모인 건 더욱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조원진 후보 하나로 인해 애국동지들의 애국심이 국민들로부터 폄하 받아선 안 된다. 조 후보는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조 후보 측은 “권 전 장관은 더 이상 새누리당 관계자가 아니다.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조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 이르자 종북 좌파는 물론, 표 쏠림에 겁먹은 홍 후보 측과 배신자들이 나를 음해하고 있다”며, 보수 표심 분열을 염려하는 이들의 호소를, 자신에 대한 음해로 폄훼했다.


  • ▲ 권영해 전 국방장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권영해 전 국방장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한편 8일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들은, '태극기 애국시민들에 대한 사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새누리당 창당과 이후 진행 과정에서 부조리를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함구했음을 참회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내 특정 인사들이) 대구 당원 집회에서 조원진 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정식 추대하겠다는 공지가, 공식적인 의결과정 없이 박사모 게시판과 문자 전송 등으로 이뤄졌다”며 대선 후보 선출과정 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4월10일 경선계획 공지가 게시됐는데 등록기간은 하루였다. 결국 다음날 조 의원이 단독으로 등록하고 후보로 확정을 받았다”며, “당 대표 겸 비대위원장의 의견 표출이 전혀 존중되지 않았고 공식적인 의결과정 자체가 불분명하고 불투명했다”고 지적했다. 창단준비위 관계자도 “새누리당이 (박사모의) 사당이 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