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웅 예술집단 참 대표, 계약 파기 혐의로 배우 선우일란 고소"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40회 출연계약 맺고 한 번도 무대 안서"
  • ▲ 3월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최순실역의 선우일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3월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최순실역의 선우일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영화배우 선우일란(51·본명 길은정)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 연극 출연 계약 파기 여부를 조사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철웅(58) 예술집단 참 대표는 "배우 선우일란이 피고소인 신분으로 오전 10시부터 진술 조사를 받고 있다"며 "혐의 내용은 자신이 계약한 연극에 출연하지 않고, 다른 배우들까지 출연하지 못하도록 선동, 연극 공연을 방해한 혐의"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지난 1월 25일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커피숍에서 선우일란을 만나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출연 계약을 맺고 제작발표회까지 진행을 했으나, 선우일란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단 한 차례도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저를 비롯한 여타 배우들에게 크나큰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그날 제가 제작하고 연출한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의 주연 배우로 출연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3월 24일부터 6월 30일까지 3개월간 총 40회에 출연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2월부터 연습을 진행했고 3월 20일엔 제작발표회까지 열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하다가 눈을 다쳤다며 회복하는대로 공연을 하겠다고 출연을 거부했습니다.


    실제로 선우일란은 지난 3월 20일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나 하나 망가져서 관객들이 통쾌해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며 열의를 보였으나, 연습을 하다 눈을 다쳤다는 이유로 4월부터 무대에 오르겠다며 널리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강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선우일란은 약속한 4월 공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40회차 출연 계약을 맺은 게 사실이라면 명백한 계약 위반 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그렇다면 선우일란은 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이 공언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걸까?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선우일란은 지난 4월 6일 강 대표에게 "'계약 위반 사항'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하며 "초상권 사용 등 일체의 계약상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강 대표는 아무런 시정 조치도 없이 4월 8일 오후 6시 공연에 출연할 것을 강요하는 한편, 만일 응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하겠다는 '협박'까지 가했다는 게 선우일란의 주장이다.

    선우일란이 언급한 '계약 위반사항'은 지난달 28일 보도된 '이데일리' 기사에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당시 선우일란은 해당 매체에 "캐릭터와 너무 어울리지 않았을 뿐더러 대본과 다른 것을 강 대표가 요구했다"며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극인데 나중엔 탱고를 추라고 하고, 노출까지 강요했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강 대표는 "선우일란은 지난 3월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사진 촬영과 인터뷰만 하고 무대 시연을 거부하는가하면, 4월 6일엔 본인 스스로 기자들을 불러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말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행동해왔다"고 반박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가 약 10분 정도 하이라이트 장면만이라도 연기를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했으나 선우일란은 불성실한 태도로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스스로 4월 6일 기자회견과 제작발표회를 다시 열겠다고 말했지만 이것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선우일란에게 '노출 강요' 등 계약 위반에 해당하는 행동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계약서 6조 항목을 보시면 된다"며 "선우일란이 그냥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선우일란은 제가 연출한 연극을 방해하려고, 유명배우라는 지위를 이용해 다른 배우들이 무대에 서지 못하도록 여러가지 행동을 했다"며 "스스로 저와의 계약을 위반한 것은 물론, 다른 배우들까지 출연하지 못하도록 협박과 회유를 했다"고 강조했다.

    선우일란은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의 조연출과 공모, 연극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소인의 연극에 출연하지 말고 자신(선우일란)의 연극에 출연하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3월 11일 밤에는 출연 배우들을 모두 불러 모아 "연극 연습장에 나가지 말라"면서 "만일 연습장에 나가면 배신자"라며 협박을 하고 회유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와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크나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한 강 대표는 "선우일란은 자신이 직접 제작·주연을 맡은 연극을 위해 극장 가든시어터와 대관 계약을 맺고 현재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선우일란이 사실상 자신이 진행하는 연극을 위해 배우와 스태프들을 빼갔다는 주장을 폈다.

    선우일란은 본인이 제작을 하겠다며 제 조감독을 꼬셔서 다른 연극을 준비 중입니다. 5월 19일 막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극장 가든시어터와 대관 계약까지 맺었습니다. 이런 배우는 없어져야 해요. 배우들을 선동해 공연을 막고 온갖 나쁜 짓은 다 했어요.


    강 대표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우일란과 체결한 출연 계약서와 계약금 영수증, ▲선우일란이 '연습 불참'을 강요한 적이 있다는 배우들의 사실증명서 등을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한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는 지난 3월 24일부터 대학로 가든시어터에서 막을 올렸으나 흥행 부진으로 한 달 만에 폐막했다.

  • ▲ 3월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최순실역의 선우일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 3월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비선실세 순실이' 제작발표회에서 최순실역의 선우일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