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무슬림 형제단’ 업은 무르시 前이집트 대통령 지지한 이슬람 근본주의자
  • ▲ 터키의 에르도안 정권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자국민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고 한다. 사진은 '위키피디아' 로고. ⓒ스토리파이 닷컴.
    ▲ 터키의 에르도안 정권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자국민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고 한다. 사진은 '위키피디아' 로고. ⓒ스토리파이 닷컴.


    한국 좌익 진영 가운데 일부는 ‘국가보안법’에 따라 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 접속을 막는 것을 ‘언론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해외에서 일어나는 ‘진짜 언론 탄압’은 못 본 채 한다. 최근 터키에서 일어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론 탄압’은 국내 좌익 진영이나 좌파 성향 매체들에게는 별 논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9일 “터키 정부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자국 내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인터넷 자유 감시 기구들은 터키에서 SNS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경우 여러 번 시도해야 접속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며 “터키 재야 세력과 인권단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더욱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터키 정보기술청은 기술 분석과 법적 검토에 따라 ‘위키피디아’ 접촉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면서 “터키 정부가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어 “터키 내에서 정권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웹사이트는 접속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정부 개입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터키 인권단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근 개헌을 통해 독재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가 된 이후 자신이 이끄는 집권당을 내세워 개헌을 한 뒤 대통령에 취임, 14년째 권좌를 장악하고 있다. 2016년 7월 15일(현지시간)에 에르도안 정권에 반대하는 쿠데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터키 국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를 ‘조작 쿠데타’로 보고 있다.

  • ▲ 2016년 7월 15일(현지시간) 터키에서는 쿠데타가 발생했다. 하지만 불과 6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되었다. ⓒ당시 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6년 7월 15일(현지시간) 터키에서는 쿠데타가 발생했다. 하지만 불과 6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되었다. ⓒ당시 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에르도안 대통령은 불과 6시간 만에 쿠데타를 완전 진압한 뒤 자신에게 반대하던 정적들을 모두 숙청했다. 여기에는 공무원, 교사, 군인, 언론인 수만 명이 포함돼 있었다. 숙청은 2017년 들어서도 계속됐고,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에는 대통령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개헌 투표를 실시, 영구집권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와 함께 자신에게 반대하는 언론 또는 개인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기 시작했다.

    터키 내부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 반대하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그가 이슬람 근본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3년 7월 이집트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축출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계속 지지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인 ‘무슬림 형제단’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권력을 차지했다. ‘무슬림 형제단’은 범아랍주의에서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조직들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에르도안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뒤 언론을 탄압하고, SNS와 동영상 사이트, 심지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접속까지 제한하는 것을 두고, “에르도안 정권이 터키를 이슬람 근본주의 사회로 바꾸려고 외부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