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제외 전 권역, 60대 제외 전 연령층에서 "문제없다"
  • ▲ 본지가 29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설문한 바에 따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이른바 배신자 논란과 관련해 국민 대다수가 문제없다고 답해 공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 그래픽DB
    ▲ 본지가 29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설문한 바에 따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이른바 배신자 논란과 관련해 국민 대다수가 문제없다고 답해 공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 그래픽DB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대해 강경 보수 일각에서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에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지 않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본지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29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배신자' 논란에 대해 55.4%가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있다'는 응답은 37.7%에 그쳤다.

    그간 유승민 후보는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 비열한 진박(眞朴)이 씌워놓은 '배신자 프레임' 올가미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지난달 28일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유승민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과 소위 진박들이 나에 대해서 씌워놓은 올가미가 사실 너무 질기고 해서 고전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12일 치러진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과정에서도 '배신자 프레임'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망친 '간신'과 '충신'의 프레임을 만들어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은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다른 유력 대선후보들의 핵심 네거티브 쟁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분명해진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취업 의혹과 관련해서는 '문제있다'가 59.0%였다. '문제없다'는 36.6%에 그쳤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성완종 리스트' 상고심 계류의 건은 '문제있다'가 무려 70.6%에 달했다. '문제없다'는 25.8%에 불과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교수의 임용과 관련한 논란은 '문제있다'가 62.5%, '문제없다'가 33.9%였다.

    이처럼 주요 후보자들의 핵심 네거티브 쟁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국민들이 50~70%대에 달했는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배신자' 논란만은 국민들이 너그럽게 면책하거나, 애초부터 문제가 안 됐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다.

  • ▲ 본지가 29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설문한 바에 따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이른바 배신자 논란과 관련해 전국의 권역별·연령별 응답자 대다수가 문제없다고 답한 가운데, 유독 대구·경북과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만 문제있다는 응답이 근소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 그래픽DB
    ▲ 본지가 29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설문한 바에 따르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이른바 배신자 논란과 관련해 전국의 권역별·연령별 응답자 대다수가 문제없다고 답한 가운데, 유독 대구·경북과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만 문제있다는 응답이 근소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데일리 그래픽DB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배신자'라고 국민들이 추호도 여기지 않는데, 왜 지지율이 오르지 않느냐는 점이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29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왜 이렇게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지, 우리도 참 환장하겠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후보의 '배신자' 논란은 전체적으로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지 않았지만, 유독 대구·경북 권역에서만큼은 '문제있다' 52.4%, '문제없다' 42.7%로 '문제있다'가 근소하게나마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또, 연령별로 봐도 전 연령층에서 '문제없다'가 압도적인 가운데, 60대 이상의 고령층 유권자에서만 '문제있다'(47.3%)와 '문제없다'(41.6%)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문제는 이 지점이 종래 보수의 전통적인 핵심 지지 기반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은 유승민 후보의 정치적 연고이기도 하다. 유승민 후보는 친가가 경북 영주, 외가가 경북 안동으로, 본인은 대구광역시에서 내리 국회의원 4선을 했다.

    유방이 항우를 제압하고 천하를 통일한 것은, 숱한 위기의 순간에서도 관중(關中)이라는 든든한 근거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허다한 악재 속에서도 지지율이 상승 추이인 것도 결집할 핵심 지지층의 존재 덕분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정치적 근거지가 어디인지, 핵심 지지층이 누구인지가 분명치 않다. '배신자 프레임'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라 해도, 부평초(浮萍草) 정당·부평초 후보로는 남은 기간 동안 지지율을 추동해갈 동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고민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본지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29일 진행한 여론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했으며, 유선 20% 무선 80%의 비율로 ARS 조사를 시행해 응답률 6.3%(유선 6.5% 무선 6.3%)로 최종적으로 1023명이 설문에 응했다.

    지역·성·연령별 유의할당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설문했으며, 결과값에 대해서는 올해 3월말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주민등록인구통계에 근거해 지역·성·연령별 사후 가중치를 부여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