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아들 의혹 일파만파 가운데 '100명중 2명'… 단순 합격률이었을까
  •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공무원 시험'이 우리 사회에 갖는 의미를 정의하며, 유력 경쟁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

    안철수 후보는 29일 "공무원 시험에 청년들 수십만 명이 목숨을 건다. 취업준비생 절반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며 "빽 없이 갈 수 있는 기회가 공무원 시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역설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서 "우리 청년들이 다른 꿈을 꿀 수 없게 만드는 세상, 불공정한 세상이란 것을 청년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부모님들도 1년에 천만원씩 들어가면서 뒷바라지 하시는 건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 아니겠는가"라며 오늘날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쏠리는 원인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100명 중에 두 명만 시험에 붙고 나머지 98명은 어떻게 할 것이냐. 그래서 우리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이 '헬조선'인 것"이라며 "지옥같은 대한민국에 유일하게 남은 기회의 사다리가 공무원 시험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감정이 북받쳐 올랐는지 한숨을 내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나온 한 후보는 다음 정부가 정부예산으로 20만개 공무원직을 늘리겠다고 약속한다"고 문재인 후보를 지목하고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진작에 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재정 추계 및 공무원 비율 부분 등에서 지적을 받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공약을 부정하는 동시에 해당 공약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30 세대를 노린 '포퓰리즘' 성격이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도 보인다. 

    아울러 공무원 시험의 합격률인 2%, 즉 '100명 중 두 명'을 강조한 것은 최근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 논란을 빚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아들 준용씨, 그리고 준용씨와 함께 입사한 김모씨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문재인 후보가 과거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 아들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받게 함으로써 일반 청년들의 유일한 기회의 사다리를 끊어버렸음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6일 문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는 증언과 물증을 찾았다고 밝히는 등 문재인 후보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서 시민들에 둘러싸여 만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서 시민들에 둘러싸여 만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공정사회 구현'은 대선에 임하는 안철수 후보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유세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실력이 '빽(back)'을 이기는 사회, 상속자가 아닌 자수성가한 사람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도 안철수 후보는 "저는 실력만으로 여기까지 왔다. 상속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며 공정사회 구현의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물려받지 않고, 정치적으로 물려받지 않고 뚜벅뚜벅 노력만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모두 나눴다"라며 "의사를 하면서 무료봉사활동을, IT 전문가로 V3를 무료로 나눠줬다. 벤처기업가로 성공해서 1500억 원을 기부했고, 대학교수로서 청춘 콘서트를 통해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줬다"고 열거했다.

    통상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유산을 상속받았다는 견해를 바탕으로 '자수성가형'인 자신과 대비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재벌대기업이 독식하는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 정치가 모든 권력을 다 갖고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세상을 이제는 바꿔야한다"면서 "그런데 재벌과 가까이 지내고 재벌을 제일 많이 사면해준 정부의 책임자가 재벌개혁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믿을 수 있는가"라며 재차 참여정부 시절 요직을 맡았던 문재인 후보를 조준했다.

    그러면서 "저는 누구에게도 신세진 것이 없다"며 "당당하게 자신있게 말씀드린다. 재벌개혁, 안철수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