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구도 속 타 후보 압도하지 못해, 홍준표와 심상정 좌우로 문재인 압박 가능성
  •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공준표 기자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공준표 기자

     

    19대 대선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변화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구축한 '1강 대선'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치권의 시선은 당분간 '홍 후보와 심 후보 지지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예정이다. 두 후보 지지율 변화에 따른 대선지형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 입장으로 볼 때 두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불편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홍 후보는 정치적 '오른쪽' 진영에서, 심 후보는 정치적 '왼쪽' 진영에서 문 후보의 진영을 압박하는 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일각에서 주장한 '반문연대 단일화(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이번 대선의 마지막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 홍준표에 몰리는 보수표심

    우선 대선이 다가올수록 보수층의 변화가 눈에 띈다.

    홍 후보를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세 명의 지지로 나뉘었던 보수층의 표심이 한 곳으로 모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당초 보수층의 지지는 안 후보에게 쏠려 있었다.

    다만 리얼미터의 4월 4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주요 보수층인 50대 이상에서 안 후보가 아닌 홍 후보 지지 움직임이 나타났다.

    안 후보는 50대에서 지난 주 대비 5.1%p 빠진 28.9%를 기록했다. 60대 이상에서는 지난 주 대비 4.5%p 하락한 37.3%의 지지를 기록했다.

    반면 홍 후보는 50대에서 6.3%p 상승한 18.3%를 기록했다. 60대 이상에서는 6.4%p나 상승한 27.6%의 지지를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50대뿐 아니라 이념성향별 지지율 조사에서도 감지된다. 보수층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홍 후보의 지지율은 올랐다.

    이를 비춰볼 때 시간이 흐를수록 홍 후보에게 보수층의 표심이 집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야권에 몸담았던 안 후보와 달리 홍 후보는 뚜렷한 보수색을 띈 정치인이다. 이러한 홍 후보의 정치적 약력도 보수층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보수층은 안 후보와 홍 후보, 유 후보를 놓고 고민하는 양상을 보였다"라면서 "최근 여러 여론조사들을 보면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감지된다. 이는 보수층이 홍 후보를 보수의 적자로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수층의 표심이 한 후보에게 쏠리게 되면 문 후보가 구축한 대선지형의 '1강'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얼미터의 이 조사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간 전국 성인남녀 152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20%), 무선(6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11.8%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 확보한 심상정, 구멍 난 '文 대세론'

    문 후보의 '1강' 구도를 위협하는 변수는 이 뿐만이 아니다. 문 후보와 함께 정치적 '왼쪽'에 서 있는 정치인 심 후보에 대한 지지율 상승이 그렇다. 즉 여러 여론조사에서 집계되는 문 후보의 40% 지지율 일부가 심 후보에게 유입되는 것이다.

    이는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가 방증한다. 이 조사에서 심 후보는 7%를 기록했다. 심 후보의 7% 지지율은 지난 주 대비 3%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심 후보의 지지율을 지역 단위로 분석하면 일부 지역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인할 수 있다. 심 후보는 강원지역에서 12%를, 전남에서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심 후보 지지율 상승은 지금까지 진행된 TV토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심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 비전과 설파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게 정치권 전반의 전언이다. 

    심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데는 문 후보를 향한 야권 민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암시한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호남은 특정 후보에게 전략적 몰표를 줬다. 그러나 호남은 심 후보에게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안겼다"며 "이는 현재 대권 선두주자 문 후보에게 확실하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의 이 조사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응답률은 24%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 문재인,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 안 될 경우엔?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변화 상 문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4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대 대선을 살펴볼 때 30% 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 한 명 뿐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12월 16일 13대 대선에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대선후보(28.0%)와 격돌, 36.6%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다만 87년 이후 그 어떤 대선을 살펴봐도 30% 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는다.

    1992년 12월 18일 열린 14대 대선에선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가 42.0%를 기록했다.

    이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40.3%,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48.9%,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48.7%,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51.6%를 각각 기록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즉 문 후보의 대권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는 문 후보가 홍 후보와 심 후보의 좌우 압박을 극복한 뒤 정권을 잡아도 문제가 존재한다는 얘기기도 하다.

    문 후보가 두 후보뿐 아니라, 대선 도전장을 내민 전체 경쟁자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추후 국정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