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문재인 후보같은 대통령 뽑으면 정말 후회할 것" 돌직구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구(舊)여권 후보들로부터 "입만 열면 이명박-박근혜 탓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초청 2차 토론에서다.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주장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향해 대뜸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우리 경제가 참담하게 실패한 걸 인정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지난 10년의 보수정권은 실패했기 때문에 자신을 통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유 후보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보이며 "또 이명박-박근혜냐. 문 후보는 모든 걸 이명박-박근혜를 탓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증가율, 국가부채, 가계부채 등 모든 지표를 봐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성적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보다 못한 걸 인정하지 않느냐"고 거듭 과거 정부를 비난했다.

    특히 문 후보는 "유 후보는 별에서 날아온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시절 비서실장도 하고, 중요 직책에 있었다"며 "그럼 반성하고 그 토대 위에서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해야 하지 않느냐"고 유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모두 경제정책을 잘한 게 없다"면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잘한 것 없다. 5년마다 능력 없는 대통령을 뽑아 이 모양이 됐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어 "문 후보는 모든 게 '이명박-박근혜 때문'이라고 말하면 '무조건 문 후보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는 것인데, 무조건 바꾸기만 해서 문 후보 같은 대통령을 뽑으면 정말 후회할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나아가 유 후보는 "(나는) 지난 10년간 누구보다 반성하고 누구보다 잘못을 지적했는데, 문 후보는 그때 뭐했나"라고 반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후보는 참여정부의 각종 논란을 고려하면 과거 정부 탓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문재인 후보가 자꾸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말하는데, 문 후보가 참여정부 2인자였을 때 길 가다가 넘어져도 노무현 탓, 골프장에서 오비(OB·out of bounds)가 나도 노무현 탓을 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여기 계신 분 중 세 분이 전임정권의 정말 책임 있으신 분들이다"며 "경제의 하향 추세 이유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문재인·홍준표·유승민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이번 대선에서 시종일관 '이명박 박근혜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다. 지난 26일KBS에서 진행된 제19대 대선 제2회 방송연설에서는 "제가 이명박 박근혜 안보무능정권이 망친 안보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킬 적임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